성도란 육체의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박고(갈 5:24), 하나님의 영광을 삶의 최대의 목표로 삼고 사는 자들이다(고전 10:31).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쁜 생활과 세상의 유혹에 빠져서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리고 허탄한 길, 즉 육체의 소욕을 따라갈 가능성을 언제나 가지고 있는 것이 또한 성도들의 삶이기도 하다. 본고는 구약에 나타난 신앙 선배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하여 세상을 쫓아간 실수를 범하고 난 후 어떻게 신앙을 회복하고 더 나아가 한 단계 높은 신앙으로 승화되었는가를 살펴봄으로써 우리의 신앙에 교훈과 도움을 얻고자 한다.
1. 개인적인 신앙 회복 운동
A. 아브라함 :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벧엘에서 단까지 쌓은 그는(창 2:8), 가나안에 닥친 기근을 피하여 이방 땅 애굽으로 피신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자기 아내 사래를 누이라고 속였다. 왜냐하면 사래의 미모가 출중한 연고로 사래를 아내라고 하면 그녀의 미모를 탐낸 애굽인들의 손에 죽임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창 12:11). 결국 이런 사실은 탄로나게 되었고 이를 질책하는 바로 앞에서 그는 한 마디의 변명도 하지 못한 채 조용히 자신의 허물을 인정하게 되었다. 이처럼 ‘장래 기업으로 받을 땅에 나갈 새 갈바를 알지 못하고’ 겸손히 하나님의 말씀에 순중하고 나갔던 그가(히 11:8), 자신에게 닥친 ‘기근’이라는 환경적 시련을 피하기 위해 이방 땅 애굽으로 가는 잘못(사 31:1)과 또한 아내를 누이라 속이는 거짓말을 한 것은 모두 하나님의 약속을 망각한 육적인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한 대가로 돌아온 것은 이방인의 가혹한 질책뿐이었다. 이러한 스스로의 반성과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은 믿음으로 인해 그는 아브람에서 ‘아브라함’이라는 새로운 칭호를 하나님으로부터 얻었고(창 17:5), 믿음의 조상으로 오늘날까지 칭송을 받게 되었다.
B. 다윗 : 통일 왕국의 2대 왕이기도 한 그는 어려서부터 하나님을 마음에 모시고 그 뜻대로 살려고 했던 인물이었다. 불레셋 장수 골리앗을 이길 때도 하나님을 전폭적으로 의지하는 등(삼상 17:47), 그는 언제나 하나님 제일주의로 살았다. 그런 그가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보고 육체의 정욕을 이기지 못해 간음죄를 저질러 그녀에게 불륜의 씨앗을 가지게 하는 죄를 저지르게 되었다. 더 나아가 이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우리아를 최전선에 내보내 죽여 버리는 극악한 죄를 저지르게 되었다. 그가 이처럼 비열한 죄를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을 향한 그의 숭고한 마음이 육체의 정욕에 굴복하였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그가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면 그는 결코 ‘성군’이라는 칭호를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위대함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회개한 데 있다. 즉 그는 그 상태에서 나단 선지자의 꾸짖음을 달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죄를 회개하였다(삼하 12:1-14). 이때에 그가 쓴 시가 구구절절이 회개의 자국으로 얼룩진 시편51편이다.
2. 국가적인 신앙 회복 운동
A. 미스바 회개 운동 : 삼상 7장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미스바로 모이는 사건이 나온다. 당시 이스라엘은 블레셋과 전쟁 상태에 있었지만 매우 불리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런 와중에서 사무엘은 미스바 소집령을 내렸다. 그 목적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간의 언약 관계를 재수립하고 그 언약 관계를 가로 막고 있는 불레셋의 압제를 단호히 배격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미스바로 모이기 전에 사무엘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백성들에게 공포했다. a. 전심으로 여호와께 돌아오려거든 이방 신들과 아스다롯을 너희 중에 제하라. b. 마음을 여호와께만 향하여 그만 섬기라. 이것은 곧 진정한 회개란 단순히 입술만의 회개가 아닌 생활 그 자체의 회개가 선행되어야 함을 교훈한다. 이러한 명령을 백성들은 그대로 지켰고 이로 인해 미스바의 회개 운동은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산 제자가 되었으며 이스라엘이 블레셋의 압제로부터 건짐을 받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B. 요시아 왕의 종교 개혁 : 남유다 왕국의 제16대 왕인 요시아는 26세, 즉 그의 통치 18년(B.C.621) 되던 해부터 유다 역사사 가장 철저한 종교 개혁을 단행하였다. 그 개혁의 목적은 성전을 중심으로 유다 전역에 팽배해 있던 우상 숭배를 일소함으로 인해 백성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이키자는데 있었다. 이러한 그의 태도를 열왕기 저자는 ‘요시아와 같이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며 힘을 다하여 여호와를 향하여 모세의 모든 율법을 온전히 준행한 왕은 요시아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그와 같은 자가 없었더라’(왕하 23:25)라고 극찬하였다. 이러한 개혁의 출발점은 대제사장 힐기야가 여호와의 전에서 발견한 ‘율법책’을 그가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자신과 백성들이 걸어온 길을 그 말씀에 냉철히 비추어 보면서 모든 일을 주의 뜻대로 준행한 데 있다(왕하 22:11, 23:24).
이와같이 개인이든 국가이든 간에 타락의 길에서 신앙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의 말씀을 받고 그 말씀에 비추어 죄를 회개하는 것이다. 이럴 때에 하나님께서는 용서와 자비의 은총을 베푸실 것이다(요일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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