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은 성화의 진행에 대하여 여러 가지로 말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구절들을 찾아본다면 고린도후서 71절에 ‘거룩함을 온전히 이루어 육과 영의 온갖 더러운 것에서 자신을 깨끗케 하자’, 히브리서 1214절에서는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화평함과 거룩함을 좇으라’, 그리고 베드로전서 115절에는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  이 구절들에서 중요한 단어들은 ‘이루어’, ‘좇으라’, ‘되라’는 말로서 이 구절들만 본다면 성화의 진행은 인간의 어떤 노력을 통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인간의 노력과 성화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성화를 진행시키는 과정에 있어서 내적인 힘을 인간 자신의 것으로 볼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의 은혜로 볼 것인가?” 라는 것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 여하에 따라서 기독교 밖의 여러 종교에서 볼 수 있는 ‘도덕주의’와 기독교 내에서 흔히 말하는 ‘율법주의’, 그리고 ‘은혜주의’로 갈라지게 됩니다.  사실 성화 과정에 있어 우리가 가장 오해하기 쉬운 부분은 인간이 중생의 씻음과 성령의 새롭게 하심에 있어서는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고( 3:5), 성화를 시키는 것은 단순히 인간 자신의 노력의 결과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Martin Luther는 “행복해지려고 몸부림치지 말고 거룩해지려고 몸부림을 치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성화를 이루는데 있어 우리와 하나님이 협력한다는 것은 그리 틀린 말은 아니며, 우리가 거룩해 지도록 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일하시고(살전 3:13), 우리도 같은 목적을 위해 일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요일 3:3).  그러나 여기서도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성화의 진행 과정 중에 우리가 하나님의 피조물의 지위에 맞는 방법으로 그분의 일에 협력한다는 것이지 그 역할이 같다는 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Louis Berkhof의 말을 빌리면 인간의 성화사역에 있어서 독립적인 행위자가 되어 성화를 부분적으로는 하나님이 사역이고 부분적으로는 인간의 사역으로 만든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께서 이성적 존재인 인간에게 성령을 통해 기도와 지성으로 협력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성화사역을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화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일이라고 말한다면 이를 오해해서 신앙생활의 수동적인 면만 지나치게 강조해 마치 성화의 과정을 위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약성경은 성화에 있어 우리가 해야할 일(살전 4:3-6), 즉 도덕적인 명령들을 통해 강조하고 있는 사실(고전 3:16-17, 13:4)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성화를 위해 협력할 것을 명령하셨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벧전 1:15-16).

 

성화에 있어 하나님의 확실한 역할 중의 하나는 우리를 그분의 자녀로서 훈련을 시키는 것입니다( 12:5-11).  먼저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에게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흠 없는 자녀로 타락한 세상에서 빛들로 나타내며, 그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심으로 그들을 거룩하게 하신다는 사실을 말했고( 2:12-15), 히브리서 기자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축도를 통해 자기 백성을 향한 성부 하나님의 역할과 성자 하나님의 역할에 관해 언급했습니다( 13:20-21).  또한 성화에 있어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성화를 완성하셨고(고전 1:30), 믿음의 경주( 12:2)와 우리의 본이 되셨으며(벧전 2:21), 사도 요한도 “자기 안에 하나님이 계신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요일 2:6).  나아가 베드로 사도(벧전 1:2)와 바울을 통해(살후 2:13), 신자의 거룩한 삶을 언급한 바가 있는 것처럼 우리 안에서 구체적으로 우리를 변화시키고 거룩한 삶을 살게 하시는 이는 성령 하나님이십니다.  이 성령의 열매의 특징은 수준 높은 성화된 삶의 모습이며( 5:22-23), 우리가 성화되어 가면 갈수록 성령으로 행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게 됩니다( 8:14, 5:16-18).  다시 말해 우리는 우리의 삶과 성품에서 성령의 요구와 원하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성화에 있어 하나님의 역할만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역할도 있는데, 성경은 성화에 있어 우리로 하여금 그분을 의지하고 성화를 위해 몸을 불의의 병기가 아닌 의의 병기로 사용할 것( 6:13)과 우리의 몸을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제사로 드리라고 명령했습니다( 12:1).  또한 성령의 역사에 의존해야 할 것을 인식하였기에 ‘너희가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으면 살리라’고 했으며( 8:13),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 육체의 정욕이 우리 안에서 왕노릇하지 못하도록 날마다 십자가에 못 박을 것을 명령했습니다( 5:24).  사도 요한도 주님께서 나타나실 때 그리스도를 닮기 원하는 사람들은 그분의 순결하심같이 자신들도 순결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고(요일 3:3), 바울 역시 고린도교인들에게 음행을 피하고(고전 6:13), 믿지 않는 자와 연합하지 말며(고후 6:14),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가운데 거룩함을 온전히 이를 것을 명했습니다(고후 7:1).  히브리서 기자 또한 화평함과 거룩함 없이는 주를 볼 수 없기 때문에 거룩함을 좇으라고 말했고( 12:14), 베드로도 신에 성품에 참예하기 위해 경건에 힘쓸 것을 강조했습니다(벧후 1:4-7).  이렇게 신약성경에 나타나 있는 모든 구절들은 거룩하고 경건한 삶을 위해(벧전 1:15-16), 신자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분명하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살전 4:3-7).

 

그러므로 우리는 지속적으로 거룩함의 습관을 키워가야 하는데, 그 이유는 성숙함을 측정하는 기준 중에 하나가 바로 계속되는 훈련과 경험을 통해 선악을 분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5:14).  그러나 성경은 이 성화에 대해 우리가 빨리 성화될 수 있는 지름길에 관해서는 일체 언급된 것이 없고, 다만 오랜 시간 동안 앞서간 성도들이 믿음으로 행한 대로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1:1-6), 기도하고( 4:6), 찬양과 감사(살전 5:18)와 예배( 5:18-20), 그리고 사랑의 수고(살전 1:3)와 구제를 통해( 10:2),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고( 28:19-20), 지체들 간에 교제를 가지며( 10:25-25), 훈련과 절제의 삶을 살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5:23).  따라서 성화는 거룩하게 만듬이라는 그 문자 의미 그대로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소명에서 양자되기까지의 과정(1:17)을 거쳐 값없이 주시는 선물(2:8)로 구원을 획득한 인간이 이제 남은 일생 동안 하나님의 은혜에 마땅한 응답으로 삶을 통하여 자신의 인격 자체를 거룩하게 승화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때에도 비록 외면적으로 볼 때에는 각 성도가 스스로 성화되어 가는 것 같으나 실제로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의하여 성화가 이루어지기(살후 2:13)에 성화는 엄연히 그분에 의하여 주어지는 구원의 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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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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