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새인 기질

은사중지론 2015. 11. 28. 16:05

한국과 미국에서 잘 알려진 은사중지론 입장에 서 있는 John MacArthur는 복음주의 목회자로 개혁주의 신학과 청교도 신앙의 입장에 서서 눈(?)에 거슬리는 목회자들, 특히 Robert Schuller, Oral Roberts, Bill Hybels, Joel Osteen, Rick Warren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는데, 그가 저술한 두 권의 책, 『무질서한 은사주의』와 『Strange Fire』에서 그는 오순절 운동과 은사운동에 대해 강도 높게 공격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오순절에서 일어난 성령운동 전체를 기독교의 본질과는 완전히 다른 ‘이상한 불’로 묘사하고 있는데, 그의 주장에 의하면 오순절 은사주의자들은 전부 마귀의 하수인이며 미혹된 사람들이라고 무지막지하게 비판을 가하면서 레위기 10장 1-2절에서 나오는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다른 불’로 여호와 앞에서 분향하다가 죽었던 사건을 들며 “오늘날 교회들을 향해 큰 경종을 울리는 두려운 사건”이며 “하나님을 욕되게 하고, 그분을 능멸하며 그분이 원하지 않으시는 방법으로 그분 앞에 나가는 것은 중대한 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하면서 “성령의 이름을 남용하는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것이고, 그분이 자의적이고 변덕스럽고 비성경적인 예배를 용인한다는 주장은 하나님을 모욕하는 것이다.”라고 거의 발악(發惡)에 가까운 수준으로 강변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오순절 운동과 은사운동은 나답과 아비후가 드린 다른 불처럼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을 자초하는 이단/사이비 운동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사실 2년 전 MacArthur는 자신의 교회에서 ‘Strange Fire’라는 제목의 은사주의 운동 반대집회를 개최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이 집회의 현장에서 Mark Driscall 목사가 이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자신의 저서 『A Call to Resurgence: Will Christianity Have a Funeral or a Future?』을 소개하고 즉석에서 사인회를 열면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었고, Fire School of Ministry의 설립자이며 Pensacola 부흥사역자 학교를 세운 Michael Brown 박사도 『Authentic Fire』을 통해 반론을 제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조금 특이한 점은 은사중지론 입장에 서 있는 MacArthur는 바리새인 기질을 가지고 오순절 운동과 은사운동에 대해 도가 지나치게 마치 대선후보로 나선 Donald Trump처럼 거침없는 막말을 쏟아내는데, 한 마디로 그의 주장에 따르면 오늘날 성령의 사역을 하나님의 영이 아닌 귀신의 영으로 치부하고 은사주의 신학은 진리를 왜곡시키고 거짓교사를 양산하는 잘못된 신학으로 온갖 형태의 이단사상을 만들어 낸다고 강하게 주장합니다.  반면에 은사지속론 입장에 서 있는 Brown 박사는 분열보다는 사랑과 연합을 촉구하면서 부드럽고 겸손하게 MacArthur의 공격적인 비판에 답변하는 가운데 균형 잡힌 시각으로 오순절 운동이 기독교에 기여한 수많은 공헌들을 제시하고, 자신의 저서 『Authentic Fire』 Chapter 9에 가서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경험해야 할 하나님, 즉 종이에 기록된 말씀 안의 하나님이 아니라 진짜 살아계신 인격적인 하나님을 경험할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사실 MacArthur처럼 이런 식의 교만에 중독된 언어는 비단 오늘날의 일만은 아닌데, Arnold A. Dallimore,『George Whitefield』Volume 1에 의하면 스코틀랜드에서 일어난 영적갱신 운동에서 크게 쓰임을 받았던 Ralph Erskine은 국교회의 느슨하고 냉랭한 영적분위기를 반대하면서 The Associate Presbytery를 결성할 계획을 가지고 돈독한 우의를 다졌던 George Whitefield에게 연합장로회에 가입할 것을 종용했지만 Whitefield는 그렇게 할 의사가 없었기 때문에 그들 제안에 동의하지 않자 하루아침에 Erskine과의 관계가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연합장로회는 1742년 한 소책자(고난 받는 남은 자들인 스코틀랜드 참 그리스도의 장로교회의 선언)를 통해 그를 “더럽고 추잡한 우상숭배자, 적그리스도의 앞잡이, 멧돼지 같은 야수”라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입에 담지 못할 언어로 신랄하게 비판하고 공격을 가했습니다.  이렇듯 이런 일들이 트집 잡기 좋아하는 바리새인 기질을 가진 자들에게 있어서는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인데(요 8:6), 오순절 학자인 Vinson Synan 박사에 의하면 칼빈주의 신학을 고수하는 종교지도자들이 오순절주의 지도자들을 향해 “방언기도로 횡성수설 하는 영적인 소돔의 통치자”라고 부르면서 그들이 드리는 예배를 “악마숭배의 절정”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고 증언하고 있고, Lloyd Jones의 전임목사이며 알미니안주의와 세대주의적 색깔을 띠고 있는 Campbell Morgan 역시 오순절주의자들을 “사탄의 마지막 구토물”이라고 비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3억 명의 은사주의자들이 있고, 오순절주의자/은사주의자는 그리스도인의 30퍼센트를 차지한다고 말하는데, 만약 MacArthur가 말한 것처럼 이들 모두가 마귀에게 미혹을 당해 거짓 믿음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한다면, 이것은 하나님이 그를 통해 오늘날 교회를 향해 책망하는 말이 아니라 MacArthur 자신이 이들처럼 체험적인 신앙이 없고 기독교 안에 어떤 현상이 일어날 때마다 성령의 역사를 인간의 눈으로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혈기와 분노를 가지고 과격한 목소리를 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이들이 보기에는 오순절 은사운동 하는 사역자들이 거칠고도 꼴사나운 사람들처럼 보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이 은사운동을 거부하고 반대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그것이 교회 공동체에 질서를 파괴하는 잘못된 귀신의 역사로 보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렇게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미쳐 날뛰는 수준의 발언을 쏟아낼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깨닫지 못하는 것은 제3세계에서 선교사로 활동한 정신과 의사이며 심리학자인 John White가 말한 것처럼 하나님께서 질서를 세우기 위해서 때로는 무질서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어떤 과정을 통해 혼돈과 무질서가 사라지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태풍과 같은 소동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Jonathan Edwards의 말을 인용한다면 “걸림돌 없는 하나님의 역사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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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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