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

칼빈과 웨슬리 2024. 2. 18. 11:30

성경에 의하면 ‘산이 생기기 전, 땅과 세계도 주께서 조성하기 전’(시 90:2), 하나님께서 온 우주를 무에서 창조하셨고(창 1:1), 자기 형상과 모양으로 인간을 만드셨다(창 1:26-27).  Calvin과 Wesley는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선한 창조의 일부라고 믿었다.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을 가졌음을 보여주는 여러 가지 증거들 중에 대표적인 것이 자유의지(free will)다.  자유는 인간이 소유하는 절대적 가치이며 가장 소중한 권리이다.  그러나 인간의 자유는 반드시 유익이 있는 반면 책임이 동반된다.  즉, 자유를 가졌다는 것은 그만큼 잘못된 선택, 하와(고후 11:3)처럼 어리석고 악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말과 같다. 

Calvin과 Wesley는 인간이 창조를 통하여 주어진 특권적인 지위에서(창 1:28) 타락하고 하나님을 거역하는 죄(창 3장)를 범했다고 믿었다.  두 사람 모두 이렇게 유전된 영향(롬 5:12)을 ‘원죄’(original sin)라고 불렀다. Calvin은 『기독교강요』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원죄는 인간의 영혼 모든 영역에 퍼져 있는 유전적 타락이고 본성의 부패로 일차적으로 하나님의 진노의 대상이 되게 하고, 다음으로 성경이 경고하는 육체의 일(갈 5:19)을 우리 안에 행하도록 한다.  … 아담으로부터 벌이 우리에게 왔으며 또한 그가 전염시킨 것이 우리 안에 있어서 이것이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는 원죄의 영향력으로 인하여 노아의 홍수 때 지면에서 쓸어 버릴 정도로 인간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부패하고 타락하였다고 믿었다(창 6:5-12).  Calvin의 입장에서 보면 타락의 성격이 집중적이기보다는 광범위하다고 보았다.  죄는 인생의 전반적인 모든 차원에서 나타난다. 

그러면 Wesley는 원죄의 교리에 대해 어떠한 주장을 하였는가?  그는 인간은 아담의 죄로 인하여 전적으로 타락했으며, 전적으로 무능한 존재라고 믿었다.  『The Works Of The Rev. John Wesley, A.m.: Original Sin』에서 나온 말을 들어보자.  “성경은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들이 죄인이 되었으며,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었다고 단언한다. 즉 하나님의 생명과 형상을 잃어버리고 영적으로 죽었다고 말한다. 타락하고 죄로 가득 찬 아담은 자신과 똑같은 아들을 낳았다. … 결과적으로 우리는 본래 죄와 허물로 죽었던 자들이고, 희망도 없고 하나님도 없이 세상을 살았던 자들이다” 

그리고 『The Image of God』에서 확실하게 결론을 내린다.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우리의 조상이 물려준 원죄는 타락이며(롬 5:12),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이 반드시 필요하다(행 4:12)”.  그는 인간이 창조되었을 때 가지고 있었던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형상(창 1:27)이 죄를 범함으로 파괴되고, 또한 주어진 자유와 행복이 무너진다고 보았다(창 3:16-19).

Wesley는 원죄의 교리를 부인하는 것이 성경적 기독교의 전체적 구조를 부인하는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 Presbyterian Theological Seminary의 초대 학장 John Taylor 박사는 ‘원죄에 관한 성경 교리’(The Scriptural Doctrine of Original Sin Proposed to Free and Candid Examination)라는 논문을 통해 소시니안주의(Socinianism) 입장에서 원죄론을 강하게 부인하였다.  그러자 Wesley는 『The Doctrine of Original Sin: According to Scripture, Reason, and Experience』이라는 논문을 써서 다음과 같이 반박하였다. 

“인간은 전적으로 타락했습니까? 인간의 영혼은 전적으로 부패한 것입니까? 성경 말씀에 비추어 볼 때 인간의 마음의 생각과 모든 계획들이 항상 악할 뿐입니까? 이 질문들에 그렇다고 긍정한다면 당신은 그만큼 진정한 성도이며, 부정한다면 당신은 아직까지도 불신자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면서 결론짓기를 “우리는 이 사실을 부정하려는 자를 이교도라고 분명히 규정할 수 있다”  원죄의 교리는 기독교와 이교도(異敎徒) 사이를 구분 짓는 중대한 ‘기독교의 교리’라고 강조한 것이다. 

Calvin은 인간의 책임(responsibility)과 의무(duty)를 이야기했다.  인간은 자기의 죄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는 하나님의 예정(predestination) 안에서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요한복음』을 주해하면서 나온 그의 말을 들어보자.  “원죄는 육신의 출생에 의하여 부모로부터 유전된 것이 아니고 오직 하나님의 예정으로 우리 모든 인간이 아담 안에서 부패하게 된 것이다”  『기독교강요』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온다.  “아담이 죄에 전염되었을 때에 감염이 인간성에 잠입했다고 상정(想定) 하는 것은 조금도 어리석은 생각이 아니다. …. 전염은 육이나 영혼의 본질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그 전염은 처음 사람(아담)이 자신뿐만 아니라 동시에 후손을 위해서도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천품(天稟)을 가지며 또 잃어버리도록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것이다” 

결국 피조물인 인간은 ‘그 마음의 원대로 역사하시는’(엡 1:11) 하나님의 예정대로, 그러나 자기의 잘못으로 인하여 타락했다.  Calvin에게 있어 모든 일은 하나님의 명하신 대로 일어나지만(창 1:3), 죄에 대해서는 하나님이 아닌 인간에게 책임이 있다고 확신하였다.  즉 인간은 자기 죄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는 하나님의 예정 안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이러한 명제(命題)가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Calvin은 이것이 하나님의 숨겨진 비밀스러운 계획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예정하심을 의심 없이 믿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인간이 흙으로 만들어진 연약한 존재인 동시에 하나님의 호흡으로 살아있는 존귀한 존재임을 감안할 때(창 1:26-28), 인간의 죄성은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alvin의 관점에서 보면 죄는 언제나 인간의 잘못이었다. 

이러한 죄에 대한 근본적인 책임이 하나님에게 있는지 사람에게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Calvin이 살았던 시대에 크게 일어났다.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은 Calvin의 예정론과 은총론을 신랄하게 비판한 Jerome Hermes Bolsec이었다.  그는 회중 앞에서 자신의 반대 의견을 과감히 내세우며 하나님을 죄의 원인으로 만들었다며 Calvin을 고소했지만 결국 기소되어 제네바에서 추방되었다. 

하나님의 섭리(providence)와 예정(predestination)에 대한 Calvin의 관점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 Calvin과 Geneva 사람들은 그러한 도전을 살벌하게 배척하였다.  지금도 이러한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The Five Points of Calvinism에 반하는 주장을 하거나 다른 견해를 가지면 Reformism  목사들로부터 비판과 공격을 받는 패역하고 부패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Wesley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떠한 신학적 관점을 가지고 있는가?  그는 하나님께서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의 삶을 마음대로 조정하여 결과적으로 범죄 하여 타락하게 했다고 믿지 않았다.  솔직히 믿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고(창 1:27) 은혜로서 창조 이전이나 이후에 참된 자유의지(free will)를 실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인간을 창조했다는 것은 인간이 조종받는 Robot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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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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