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문학적 위대성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모든 성경 기자들이 똑같은 문학적 재능을 지녔던 것은 아니며 또한 성경의 모든 부분이 똑같은 문학적 가치를 지니는 것도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 성경 기자들의 다양한 재능들을 한데 어우러지게 하시며, 각종 아름다운 문학 쟝르들을 사용하시어 기록된 성경 말씀을 산출해 내셨다.  이러한 성경에 나오는 쟝르들로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대충 꼽아 보아도 산문과 운문, 역사, 드라마, 비유, 상징, 격언과 시가(詩歌), 묵시, 서간(書簡) 등이 있다. 

성경에는 이상과 같은 쟝르 뿐 아니라 그 외의 쟝르들(예를 들면 레위기, 신명기와 같은 법전, 욥기와 같은 변론)도 아주 뚜렸한 형태로 나타나 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쟝르를 이해하는 것은 바로 쟝르로 기록된 성경의 여러 책을 올바르게 해석하는데 있어서 기본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사실상 상징적인 뜻을 지니고 있는 글을 읽고 그 상징의 뜻을 해석해 내는 것은 일반적인 평서문(平書文)을 읽고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바로 여기서 성경을 읽는 독자들이 성경에 나타난 각종 쟝르들을 이해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각도에서 성경에 사용된 몇몇 쟝르들을 간략하게나마 살펴보기로 하자.

 

1. 도덕적인 교훈을 주기 위하여 사용된 예화가 있다. 

이러한 예화 가운데 하나로 어느 부자가 가난한 사람의 가장 소중한 한마리 어린 양을 빼앗아 간 사건에 대하여 선지자 나단이 다윗 왕에게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삼하 12:1-4).  이러한 이야기를 들은 다윗은 그 같은 사람은 마땅히 죽여야 한다고 매우 분개했는데, 이때 나단은 당신이 그러한 사람이라고말함으로써 밧세바를 범하고 우리아를 살해한 다윗의 죄를 깨우쳐 주었다.

 

2. 신약 성경에는 깊은 영적 진리를 가르쳐 주는 여러 비유가 있다.

가라지 비유(13:24-30), 달란트 비유(25:14-30),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10:25-37), 탕자 비유(15:11-32) 등과 같은 각종 비유는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제자들과 많은 무리들에게 진리를 증거하실 때 즐겨 사용하시던 방법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같은 비유의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제자들이 그리스도께 나아와 어찌하여 비유로 말씀하시나이까라고 물었을 때, 그리스도께서 대답하셨던 말씀은 참으로 의미 심장하다.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저희에게는 아니되었나니’(13:10-11).  바로 이것이 신약 성경에 나타난 여러 비유가 지니고 있는 특별한 의미이다.  천국의 비밀은 인간 스스로의 능력으로 발견하거나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비밀을 모든 사람들에게 주시려 하신다(참조, 딤전 2:4).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은혜와 은사를 거부하고 스스로 마음을 완악케 함으로써 이러한 천국 비밀을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참조, 13:14-15, 7:15-53).

 

3. 특별하게 언급할 쟝르는 법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신명기에 나타나는 법문(法文)이다.

신명기는 이스라엘의 신정 정치를 위한 일종의 헌법이다.  이 헌법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맺으신 종주권 언약(宗主權言約)이다.  그래서 신명기에는 종속자인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서 행해야 할 의무 조항(4-26)과 의무의 이행 여부에 따른 처벌과 축복 조항(28)이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법전은 상징성이 배제된 사실 간명한 문장과 직설적인 문체로 기록되어야 함이 일반 상식이다.  그러기에 시가서나 예언서 그리고 복음서나 서신들과는 달리 신명기는 법문(또는 법규)으로서의 간결한 문체로 기록된 것이다.

 

4. 마지막으로 살펴보려고 하는 쟝르는 드라마이다.

엄격한 의미에서 아가서는 남녀간의 사랑을 그리고 있는 희곡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조금만 각색을 하면 훌륭한 극이 창출될 수 있는 극적 요소를 많이 지녔다.  아가서의 주인공인 두 남녀의 사랑의 노래는 독자들이 꽃을 피고 새가 우는 푸른 풀밭으로 끌어들인다(2:10-14).  그리고 연인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대목은 독자들의 가슴을 터질 듯하게 만들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4:1-5, 5:10-16).  그러나 이러한 사실적인 의미, 즉 남녀간의 사랑의 아름다움과 그에 따르는 낭만적인 감흥을 주는 것만으로 아가서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가서는 독자들에게 하나님과 그의 선민(選民)들 그리고 그리스도와 그의 교회 간의 사랑이 어떠한 것인지를, 또한 어떠해야 하는지를 은유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신구약 성경 전권은 사실 하나의 주제하에 엮어진 한 편의 장엄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의 천지창조, 인간의 타락, 하나님의 구원 사역 및 메시야 예언, 오신 메시야, 다시 오실 메시야와 새 하늘과 새 땅의 순서로 전개되는 한 편의 드라마에는 하나님과 그의 백성들 간의 사랑의 노래도 들어 있으며, 앞날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는 묵시도 들어 있다.   아무튼 각양 각색의 극적 요소와 여러 가지 쟝르로 구성되어 있는 성경은 독자들에게 한 편 한 편이 색다른 감흥을 안겨 주면서도 전체적인 통일성을 잃지 않는 위대한 드라마로 오늘날 이 세상 땅 끝까지 전파되고 있다.

Posted by 꿈꾸는 사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