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는 인생의 헛됨과 세상 일의 덧없음을 반복적으로 서술하면서 오직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만이 찬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묘사하였다(7:24, 1:2, 8:17).  그래서 본고(本稿)는 전도서 기자가 찬양한 하나님의 섭리에 대하여 살펴보려고 한다.   

 

1. 정의(定義)

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Westminster Confession of Faith) : 만물의 위대한 창조자 하나님께서는 모든 피조물들과 그들의 언행심사(3:34,35; 135:6; 17:25-28; 38-41)를 보존하시고(1:3), 감독하시고, 처리하시고, 통치하시되, 가장 큰 것으로부터 가장 작은 것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하시며(10:29-31), 그의 가장 지혜롭고 거룩한 섭리에 의하여(15:3; 104:24; 145:17), 그의 무오한 예지(豫知)와 그 자신의 의지의 자유롭고 불변하는 결정을 따라서 하신다(1:11; 33:10-11). 이로써 그의 지혜, 능력, 공의, 선하심, 그리고 자비의 영광을 찬미케 하신다(63:14; 3:10; 9:17; 45:7; 145:7).

② 루이스 벌코프 (Louis Berkhof) : 섭리란 하나님께서 그의 모든 피조물을 보존하시며 세상에 발생하는 모든 사건 속에서 활동하시며 만물을 정해진 목적에 맞도록 이끄시는 하나님의 사역이다.  

이와 같이 정의를 살펴볼 때, 우리는 섭리란 하나님께서 자신의 목적을 실현하시기 위하여 인간을 포함한 피조 세계 전체를 자신의 무한한 권능과 지식으로 돌보시고 인도하시는 활동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 섭리의 범위

성경은 하나님께서 인간의 머리털까지 헤아리신다고 기록하여(10:30), 하나님의 섭리가 얼마나 세세한 것에까지 미치는가를 설명하였다.  또한 인간들이 제비를 뽑는 일까지도 하나님의 작정 아래 있다고 하여(16:33), 인간이 보기에는 우연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까지도 하나님의 섭리 안에 들어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뿐만 아니라 보통 기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사건들도 역시 하나님의 능력과 계획 안에서 이루어진 일들이다(참조, 14:21, 2:1-11, 고후 12:12).  이처럼 하나님께서 자신의 못적을 실현하시는 활동은 자연 법칙과 함께 초자연적인 역사가 모두 동원되며 세세한 일에서부터 우주의 운행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것이다. 

 

3. 섭리와 기도

이상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세상의 모든 일이 하나님의 작정 안에 이미 계획되었다면 신자는 왜 구태여 기도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생기게 된다.  이 질문에 대하여서는 기도와 그 응답 과정까지도 하나님의 뜻 안에서 모두 예정되어 있다고 답변할 수 있다.  기도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성령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성도가 자유스럽게 기도하는 것도 사실은 성령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8:26).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기도는 응답을 받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리스도께서도 기도하실 때에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간구하셨으며(26:39), 기도문을 가르치실 때에도 먼저 하나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간구하는 기도를 가르쳤다(6:10).  결론적으로 성도들에게는 기도할 의무가 있으며(6:6, 살전 5:17), 믿음 안에서 한 그 기도가 하나님의 뜻에 합당할 경우 응답받게 된다(비교, 고후 12:8-9).

 

4. 성경의 예()

성경에는 하나님의 섭리로 이루어진 많은 일들이 있지만 그 가운데 몇 가지만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창세기 3718-28절에 나오는 대로 요셉의 형들은 요셉을 팔았다.  그러나 이 사건은 하나님의 뜻에 의해 발생되고 전개된 것이다(45:8).  또한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으로부터 데리고 나오려고 할 때, 바로의 마음이 재앙 가운데에서도 강퍅해졌는데 이것 역시 하나님의 섭리에 의한 것이었다(7:3, 8:19, 22, 9:12, 14).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부모인 요셉과 마리아가 호적하러 베들레헴에 갔다가 그곳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낳았는데, 이는 가이사 아구스도(Caesar Augustus, BC 27- AD 14)가 내린 명령으로 말미암아 미가서 52절의 예언을 성취하게 하려는 하나님의 섭리였던 것이다(2:1-7).  마찬가지로로 유대의 관원들과 백성들이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사실도 실은 선지자들의 예언을 응하게 하려는 하나님의 섭리가 작용한 결과였다(3:18).  이와 같이 성경의 모든 사건들은 역사와 개인의 모든 사건들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명백하게 증거하고 있다.

 

5. 섭리와 그리스도인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세상의 모든 만물과 역사는 하나님의 주권과 계획 아래 움직여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의무는 자신에게 맡겨진 각자의 소명을 깨닫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는 것이다(4:11).  하나님께서는 섭리를 통하여 지금도 일하고 계신다(5:17).  그러나 근대로부터 이 섭리의 교리를 무효화시키려는 많은 시도들이 있어 왔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인간의 이성과 과학을 지나치게 의지하는 실증주의’(實證主義), 그리고 합리주의’(合理主義)와 같은 움직임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사상들은 역사의 표면에 드러난 사실들을 이성과 과학으로 분석하여 판단하려고 하지만 인간의 타락한 이성과 불안전한 과학으로는 온 우주와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지 못하고 의문과 혼란만을 되풀이 할 뿐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인간의 지식과 이성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온갖 현상(現象)들을 신앙의 안목으로 바라보며 이 모든 것들이 합하여 선을 이룰 줄 아는’(8:28) 믿음을 가져야 한다.  

Posted by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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