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서 가장 강렬하게 나타나 이는 사상적 개념 중의 하나는 하나님 앞에서 개인이 져야 할 책임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예레미야서에도 나와 있으나(렘 31:29-30) 에스겔은 이것을 자신의 독특한 화술(話術)로 재강조하고 있다.
그러면 일면 당연한 것이기도 한 이러한 개념이 새삼스럽게 강조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이스라엘 공동체가 지니고 있던 ‘공동 책임’(Shared Responsibility)이라는 사상과 연관되어 있다. 즉 이스라엘 사회에 있어서 한 사람의 범과(犯過)에 대하여 마을 전체가 공동 책임을 느껴 왔던 것이 하나의 전통이었다(신 13:12-18, 21:1-9). 그러나 이와 같은 미덕(美德)이 결코 개인이 져야 할 고유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시켜 주지는 못한다. 오직 자신의 범과 사실에 대하여선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할 뿐이다. 그러므로 에스겔은 ‘범죄 하는 그 영혼은 죽을지라 아들은 아비의 죄악을 담당치 아니할 것이요 아비는 아들의 죄악을 담당치 아니하리니 의인의 의도 자기에게로 돌아가고 악인의 악도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겔 18:20)라고 기본 원리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 뿐 아니라 그는 ‘가령 어느 나라가 불법하여 여호와께 범죄하므로 그분께서 기근을 내려 사람과 짐승을 그 나라에서 끊는다 하자 비록 노아, 다니엘, 욥 이 세 사람이 거기 있을지라도 그들은 자기의 의로 자기의 생명만 건지리라’(겔 14:13-14)라고 까지 말하였다.
이처럼 하나님 앞에서 개인이 져야 할 책임에 관한 개념은 예레미야가 에스겔보다 먼저 강조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죄가 결코 어떤 회개한 죄인에게 내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막을 수 없다는 원칙을 가장 논리적으로 발전시킨 자는 바로 에스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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