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골짜기는 일명 ‘힌놈의 아들의 골짜기’(수 15:8, 왕하 23:10, 렘 31-32, 19:2, 6,)로도 불린다. 그런데 이 골짜기 이름에 붙여진 ‘힌놈’ 또는 ‘힌놈의 아들’이라는 말은 이곳에 최초로 거주했던 여부스족(Jebusites) 땅 임자의 이름에서 유래된 듯하다. 이 골짜기는 왕정 시대 말기에 이르러 그렇게 평판이 좋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이곳에는 자신의 자녀를 바알(Baal)과 몰렉(Molech)에게 바치기 위하여 불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는 도벳(Tophet) 사당이 있었기 때문이다(렘 7:31-32). 이처럼 사악한 우상숭배 행위를 일삼던 자들 중에는 유다의 아하스(Ahaz, B. C. 742-725)와 므낫세(Manasseh, B. C. 697-642) 같은 왕도 포함되었다(대하 28:3, 33:6). 그러나 요시야(Josiah, B. C. 640-609)와 같은 왕은 오히려 우상 숭배를 하지 못하도록 이곳에 있는 도벳 산당을 더럽히기까지 하였다.
예례미야는 이러한 힌놈의 골짜기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예언하고 있다. 이 골짜기는 가증하고 패역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징벌을 내리시어 황폐케 하실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골짜기는 장차 ‘살육의 골짜기’로 알려지게 될 것이다(렘 7:31-34). 그런데 이와 같은 예언이 있기 이전부터도 이곳은 예루살렘 성읍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소각(燒却)하는 장소였으며 죽은 죄인들과 동물의 시체를 태우는 장소였으므로 일반적으로 죄와 형벌, 고통의 장소로 상징되었다.
이러한 상징은 신약 성경에 나오는 ‘지옥’(헬, 게엔나)의 개념에도 영향을 미쳤으니 죄인들이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 가운데서 고통당하는 처소인 ‘게엔나’는 ‘힌놈의 아들의 골짜기’라는 말인 히브리어 <게벤힌놈>이 전와(轉訛)된 것이다(참조, 막 9:43-49). 한편 이 골짜기의 위치에 대하여서 명확한 성경적 언급이 없기 때문에 여러 학설로 그 위치를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이전에는 예루살렘 주변에 위치한 기드론, 두로베온 그리고 ‘와디 에르 라바비’(Wadier Rababi) 이 세 골짜기가 모두 힌놈 골짜기와 동일시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예루살렘 서편에 있는 와디 에르 라바비 골짜기가 힌놈의 골짜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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