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하나님이 마치 인간의 모습처럼 묘사된 곳이 많다.  이러한 묘사는 아주 자세하여 하나님이 때때로 화를 내시고(34:2), 질투하시며(34:14), 후회도 하시는(삼상 15:11) 분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육신을 지닌 것처럼 하나님의 발(24:10), 여호와의 손(62:3), 여호와의 얼굴(6:25) 등의 표현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여러 모습을 인간의 형상이나 감정 상태로 묘사한 것을 신인동형동성론(神人同性同形論)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 개념을 보다 자세하게 살펴보면서 그 타당성과 의미를 알아보기로 하자.

 

1. 문제점

하나님의 행동을 인간의 모습이나 감정 상태로 표현했을 경우에 일어나게 될 오해는 당연하다.  예를 들어 하나님은 변치 않으시는 분이라고 했는데(1:17, 6:17), 자신이 이미 결정한 일에 대하여 왜 후회하고(삼상 15:11), 근심하여 한탄하시는가?(6:6-7).  또 '하나님은 영'(God Is Spirit)이라고 했는데(4:24), 어떻게 손과 발이 있으며 거니실 수 있는가(3:8)하는 의심이 생길 수도 있다.  더우기 성경은 하나님을 신체적인 모습으로 묘사하면서도 그런즉 너희가 하나님을 누구와 같다 하겠으며 무슨 형상에 비기겠느냐?’(40:18)고 말하며 하나님의 형상에 대한 이율 배반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2. 의미

우리는 이상과 같은 문제점들에 집착하여 성경에 모순이 있다고 단정짓기 전에 성경의 성격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즉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성경은 인간들에게 구원의 길을 제시하기 위해 주어진 책이라는 점이다(딤후 3:15-17).  따라서 죄를 짓고 타락한 본성을 지닌 인간이 완전하시고 거룩하신 하나님을 이해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활동과 의도를 인간 편에서 인간들의 용어로써 표현하셨으며, 바로 그 길 만이 비록 타락하기는 했어도 원래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들을 이해시키고 하나님의 뜻을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만약 하나님께서 자신은 영이라고 선언하시면서 자신의 활동을 신적인 용어(물론 그 용어 자체가 인간적인 수단의 하나이기는 하지만)로만 나열하신다면 그것이 인간과 어떤 연관이 있겠는가?  결국 신인동형동성론적 표현은 인간을 위한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의 산물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해야 하며, 또한 그것은 하나님의 존엄성으 훼손할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히 성경 내에서 사용되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감사의 내용인 것이다.

 

3. 결론

단적으로 말하면 하나님께서 후회하시고’, ‘근심하며’, ‘한탄하셨다는 등의 표현은 인간의 이해 수준에 입각한 하나님의 심정 묘사이다.  즉 이는 인간을 위한 하나님의 자상하신 배려로서 이러한 표현이 인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시사해 준다.  또한 하나님께서 스스로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신 것은, 이 표현이 갖는 타당성과 아울러 그 효과를 인정하신 것과 다름 없다.  결국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러한 방법을 쓰실 수 밖에 없었던 인간의 타락한 상태에 대하여 개탄을 금치 못하는 동시에 이러한 표현을 사용하시면서까지 인간들에게 구원의 길을 제시하시며 자신의 뜻을 나타내시려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하여 감사해야 할 것이다.

'연구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마의 항소(抗訴)제도  (0) 2019.10.27
리워야단 (Leviathan)  (0) 2019.10.20
기독교와 유대교  (0) 2019.09.29
하나님의 유일성(唯一性)  (0) 2019.09.08
믿음으로 승리한 여인들  (0) 2019.09.01
Posted by 꿈꾸는 사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