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에 있어서 대부분의 인물사들이 그러하듯이 성경에 언급된 인물들 역시 가부장적인 전통에 따른 이스라엘의 인물사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여인들은 남성들의 그늘에 가려 아주 미미한 존재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편견과 불평등 가운데서도 에스더를 비롯한 몇몇의 여성들은 결코 어느 남성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사역을 담당함으로써 성경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여인들 중에서 여성으로서의 제반 약점을 극복하고 오직 믿음으로서 자신의 삶을 승리로 장식한 몇 명의 여인을 선정하여 그들의 신앙적 결단력과 용기, 그리고 생애와 업적에 대해 간단히 고찰해 보려고 한다.

 

1. 신앙의 여인 룻

한갖 이방 모압의 여인에 지나지 않았던 룻이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되기까지에는 국경을 초월한 그녀의 효성과 사랑, 그리고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의탁하는 신앙심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그녀는 남편과 시아버지를 잃은 후 혼자 남게 된 시모 나오미 곁을 떠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자신의 조국과 동족을 섬기는 그모스 신을 버리고 시모의 나라인 이스라엘을 선택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섬기기로 작정할 만큼 신앙적 결단력과 용기를 보여 주었다.

한편 그 당시의 상황과 그녀의 입장을 고려해 볼 때 이방인, 더구나 나약한 여인의 몸으로서 그런 결단을 했다는 것은 룻의 행위가 전적으로 자기 희생적인 사랑과 신앙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잘 나타내 준다.

이러한 그녀의 헌신적인 신앙과 삶을 통해 결국 룻은 이방 여인으로서 상상할 수도 없었던 놀라운 축복을 받게 되었다.  즉 그녀는 보아스와 결혼하여 오벳을 낳음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직계 조상이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으며(4:17-22, 1:5-16), 나아가서는 룻기의 주인공이 되는 명예를 누리게 되었다.  이와 같이 룻은 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여성도들의 귀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유 부단한 신앙을 가진 성도들에게도 신앙의 결단을 통해 승리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모범을 보였다.

 

2. 죽음을 초월한 여인 에스더

룻이 이방 여인으로서 유대 남자와 결혼했던 반면 에스더는 유대 여인으로서 이방 남자인 바사의 아하수에로 왕과 결혼한 여이었었다.  그녀는 원래 베냐민 지파에 속한 아비하일의 딸로 태어났으나 어릴 때 고아가 되어 그녀의 사촌 오빠인 모르드개의 양녀로 입적되었다.  그 당시 바사의 수도 수산 성의 한 관리였던 모르드개는 후일 그녀가 왕비로 추천될 수 있도록 중개 역할을 했다.

이러한 경위로 바사의 왕비가 된 에스더는 유대인들을 학살하려는 하만의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먼저 3일간 금식 기도를 드린 후 죽으면 죽으리이다’(4:16)라는 단호한 각오로서 왕 앞에 탄원을 올렸다.  이처럼 자신의 동족을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았던 에스더의 신앙적 결단과 용기로 인해 결국 유대인들은 하만의 흉계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으며, 오히려 살인극을 획책한 하만은 자신이 준비해 놓은 사형대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었다.  한편 유대인들은 이 사건이 있었던 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갖게 되었는데, 바로 이날이 부림절의 기원이 되었다(( 9:26).  이런 에스더의 행적을 통해 우리들은 자신의 목숨까지 과감히 버릴 수 있는 신앙적 용기와 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10:39)는 역설적 진리를 배울 수 있다.

 

3. 복음사역의 일군 브리스길라

일명 브리스가’(딤후 4:19)라고도 불리우는 브리스길라는 룻이나 에스더와 같이 성경에서 두드러지게 언급되고 있지는 않지만, 신약시대에 사도 바울의 충실한 동역자로서 복음사역에 중요한 일익을 담당한 여인이었다.  한편 그녀는 남편 아굴라와 함께 소개 되고 있으나 항상 남편보다 그녀의 이름이 먼저 언급되어질 만큼 어느 남성 못지 않게 훌륭한 신앙과 업적을 보였다(16:3, 딤후 4:19, 고전 16:19).  그녀는 당시 이리저리 쫓겨 다니는 방랑자 생활을 하는 처지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사도 바울을 극진히 섬겼으며, 심지어는 바울을 위해 죽음까지 불사할 만큼 헌신적인 자세와 용기를 가졌다(16:4).  이와 같이 브리스길라는 비록 화려한 영예는 누리지 못했지만, 그녀의 신앙심과 복음사역을 위한 열정은 오늘날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고자 하는 겸손한 평신도들, 특히 여성도들에게 훌륭한 귀감이 된다.

 

4. 믿음으로 승리하는 생활

이상과 같이 3명의 여인들을 살펴보았는데, 이들은 모두 귀족이나 특권층 출신이 아니라 모두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한  자들로서 오직 하나님께 대한 신앙심으로 자신의 난관을 극복했던 입지전적(立志傳的) 인물들이다.  특히 이들은 나약한 여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앙적 용기와 결단력은 어느 남성에 뒤지지 않았다.  이와 같이 오늘날의 모든 여성들도 결코 사회적 편견이나 자신의 나약함에 굴복하지 말고 이러한 여인들의 믿음을 본받아 하나님 안에서 승리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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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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