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신구약 성경에서 말하는 ‘지혜’<히, 호크마>란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고 그 말씀대로 지키며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잠 9:10)이며, 이 지혜는 여호와께서 주시는 것이다(잠 2:6). 이는 인간의 삶을 의미 있고 영화롭게 해준다(잠 4:8). 물론 인간의 경험과 지성(知性)으로 얻어지는 처세(處世)나 단순한 문제의 해결에 관한 인간적인 지혜도 있으나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는 참되며 모든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값을 알지 못할’(욥 28:13) 정도로 귀하다. 그러므로 성경은 지혜를 진주(잠 8:11)나 금보다(잠 16:16) 보배로우며 생명을 보존케 하고(전 7:12) 능력 있게 하며(전 7:19) 장수하게 하는 것이라고 묘사하고 있다(잠 9:11).
1. 지혜로운 사람들
현자(賢者)는 개역 성경에서 ‘지혜자’, ‘술객’, ‘박사’, 등으로 번역되었으며, 이 범주에는 ‘박수’, ‘점장이’, ‘갈대아 술사’ 등이 모두 모함된다. 성경의 뛰어난 인물 가운데 환상과 꿈을 해석하는 특별한 재능이 있었던 다니엘도 자신의 능력이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 때문임을 말하였다(단 1:20, 2:30). 또 히브리인으로서 애굽의 총리 대신이 된 요셉도 하나님의 지혜를 받은 사람이었다(행 7:10). 이같이 하나님의 지혜를 힘입는 자들은 그 삶이 경건했고 능력이 있었다.
2. 구약에서의 지혜
구약에 나타난 지혜의 개념은 언약의 백성인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며 그의 뜻대로 사는 것이었다. 이런 의미에서의 지혜는 역사(歷史)를 통한 이스라엘의 체험과 신앙에서 분명하게 확인될 수 있다. 즉 그들이 어려울 때 하나님을 찾는 것은 신앙이지만 이는 곧 지헤였으며 하나님은 그들의 간구와 호소에 응답하셨던 것이다. 또 잠언에 많이 나타난 음녀와 음란<헬, 포르네아>를 피할 지혜를 촉구하는 경고도 결국은 신앙의 정절을 지켜 우상 숭배하지 말라는 영적인 의미를 지닌다(잠 2:16, 5:15, 7장). 왜냐하면 ‘음란’이라는 단어의 원어적(原語的) 의미에는 ‘우상 숭배’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여러 선지서에 나타난 음란은(사 23:17, 렘 3:8, 호 2:5) 같은 의미로 해석되어야 하며, 지혜는 이런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고 바른 신앙을 지키라는 의미로 해석되어져야 한다.
3. 신약에서의 지혜
① 언어적 관찰 : 지혜<헬, 소피아>라는 말의 원어는 ‘능력’, ‘지식’, ‘재간’ 이라는 뜻도 있다. 신약에서는 지혜가 이러한 동의어들과 함께 쓰여 ‘지혜와 능력’(계 5:12, 7:12), ‘지혜와 지식’(골 2:3), ‘지혜와 총명’(골 1:9) 등과 같은 표현으로 나타난다. 이 같은 표현이 사용된 이유는 지혜란 파동적이며 수동적으로 받아들여 지는 것이 아니고 역동적(力動的)이며 능력 있는 개념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② 사도 바울과 지혜 : 바울은 세속적인 지혜를 비판하면서 ‘지혜’를 십자가의 구속 사건에만 연관시킨다. 즉 세상의 지혜는 단지 지식에만 그칠 뿐이지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는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빌 3:8).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죄인들을 구원하셨는데 이를 믿는 것이 곧 영적인 지혜라는 것이다(고전 1:18-31). 이처럼 사도 바울은 하나님에 관한 지혜를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지혜로 전환시켰던 것이다.
4. 신자와 지혜
하나님을 믿는 자들은 이미 성령의 선물로 지혜를 받았다(엡 1:8, 17). 따라서 신자들은 지혜롭게 행동하도록 노력해야 하며(엡 5:15, 골 4:5) 만일 지혜가 부족할 경우에는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않으시는 하나님께 구하기만 하면 된다(약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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