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 욥의 고난

연구자료 2020. 5. 10. 17:43

욥기서는 흔히 왜 선한 사람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기는가?” 혹은 왜 의인이 고통을 받는가?”라는 질문에 해답을 제시하는 책으로 생각되어 왔다.  물론 우리는 욥기서를 통하여 그러한 교훈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본고(本稿)는 뚜렷한 이유없이 고난을 받는 평범한 욥의 모습을 살펴보면서 욥기서의 또 다른 교훈, 즉 신앙인들이 고통 가운데 지녀야 하는 자세에 대하여 논하려고 한다.

먼저 욥은 자녀와 재산을 모두 잃었을 때에는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의 몸에 악창(惡瘡)까지 나자 자신이 태어난 것을 원망하여 생일을 저주하고(3:1,11), 하나님을 원망하였다(21:4, 23:2).  그는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라고 인정받은 자였으나(1:8), 재난을 당하자 불평과 원망을 토로(吐露)하였다.  결코 그는 타고난 의인이 아닌 평범한 신앙인에게 불과했던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그의 뛰어난 점은 자신에게 주어진 고통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7:12), 하나님과 관계를 통하여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 했던 점이다.  즉 그는 세상의 모든 만물과 현상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는 사실을 확신했으며(9:4, 10, 15), 인간들이 볼 때엔 불합리한 점이 있더라도 거기엔 그 나름대로의 의미와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인간의 죄값으로 고통과 재난이 임한다는 욥의 친구들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그 같은 주장이 욥의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욥은 자신이 의롭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친구들의 말을 듣고 자신의 죄를 하나님께 고백하는 약한 일면을 보이기도 하였다(7:21, 13:23, 23:28).  그러나 그는 하나님께 고통을 호소하면서(10:2-22), 자신의 호소가 정당하다고 주장하였다(12:5, 30:34).  이는 어떻게 보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의()를 드러내는 욥의 교만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자신의 중심이 하나님을 떠난 적이 결코 없었다는 욥의 솔직한 고백을 볼 수 있다.  아무튼 그는 고통 중에서도 감각을 못 느끼는 인형이 아니라 때로는 호소하고 때로는 원망과 불평(9:17)을 늘어놓으며 그러다가도 하나님께 간구하는 지극히 평범한 의인이었다.   

한편 욥기서는 하나님께 대한 원망이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지 불의(不義)라고는 말하지 않았다(1:22).  물론 그의 고통을 고려해 보더라도 욥의 원망은 충분히 납특할 만한 것이다.  하지만 욥은 재난을 당하는 동안에 하나님을 욕하거나 저주하지는 않았으니(31:30), 이것이 고통 가운데 그의 기쁨이 되었다(6:10).  따라서 우리는 욥을 결코 완전한 사람으로 보아서는 안 되며 중심에 하나님을 모시면서 현실의 고통을 이겨가는 평범한 신앙인의 모습으로 보아야 한다.  오늘날의 신앙인에게주는 욥기서의 교훈은 바로 이것이다.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수고와 고통을 감내하는 성도가 곧 의인이다.  욥은 고통을 이겨낸 후에 갑절의 축복을 받았다(42:10).  많은 재산, 여러 자녀, 주위의 위로와 인정 등 이 모든 것들이 축복이었지만(42:10-14), 무엇보다도 가장 큰 축복은 그의 신앙이었다.  왜냐하면 시험을 거친 욥의 신앙은 더욱 폭이 넓고 깊이가 깊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욥이 시험을 통하여 축복을 받고 하나님의 신뢰를 두텁게 했으며 신앙이 더욱 성장했듯이 오늘날의 성도들도 연단을 통하여 강해지고 보다 성장하게 된다.  생활을 하다보면 성도들도 고통을 당할 때도 있고 그 고통으로 말미암아 주께서 원수같이 되어’(2:5) 보일 때가 있다.  그때에 우리는 그러한 고통을 통하여 이루시려는 하나님의 목적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욥의 친구들은 재난의 원인이 인간 편에서 찾았으나 욥은 세상의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섭리와 목적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고통에 이유와 그 해결책을 하나님 편에서 찾았다.  마찬가지로 우리들도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는 사고(思考)를 가져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신앙이다.  욥은 바로 그러한 신앙 때문에 하나님의 인정과 위로, 축복을 받았다.  사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일을 그 마음의 원대로 역사하시기때문(1:11)에 인간들에게 자신의 목적이 명백히 전달되지 않더라도 굳이 이에 대하여 자신의 뜻을 밝히실 필요가 없으시다.  그리고 우리는 단지 하나님의 생각이 우리의 생각과 다르고 그분의 길이 우리의 길과 다르다는 것(55:8)을 인정하고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끝내는 그것이 선을 이루게 된다는 신앙을 가져야 한다(8:18).  욥은 자기에게 닥친 재앙이 끝나고 나면 자신이 정금같이 나오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23:10).  따라서 우리도 어려움을 당하게 되면 그 고통을 피할 수 있게 해달라거나 고통을 견딜 수 있도록 해달라는 기도보다는 고통을 통하여 성숙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결국 욥기서는 선한 사람에게 생기는 고통의 이유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이유없는 고통 가운데에서 성도들이 취해야 할 올바른 태도를 제시하는 책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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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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