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코리 텐 붐,
나는 살인자입니다.
저는 포로수용소에 있으면서
한 명의 간수가 아침이면 들어와서
저녁이면 나가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그 간수는 우리가 옷을 벗고 샤워장으로 갈 때면
놀리고 모욕을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경멸의 의미로 침을 뱉었고
나는 그를 미워했습니다.
내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그를 미워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살인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석방된 이후,
다시는 독일 땅을 밟지 않겠다고 맹세하며
그 땅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강연 요청이 들어왔어요.
저는 정말 가기 싫었습니다.
조용히 등을 떠미는 주님의 손길을 느꼈습니다.
첫 번째 강연 주제는 ‘용서’였습니다.
강연 도중,
바로 그 간수가 청중들 틈에 섞여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어요.
갑자기 온 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가 나를 알아볼 리는 만무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의 얼굴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그 간수는 내 앞으로 나와서 맑은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코리 자매님, 하나님의 용서가 놀랍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악수를 청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게 드는 감정은 환멸,
그 자체였습니다.
저는 주님께 조용히 말씀드렸습니다.
“이 사람을 사랑할 그 무엇도 제 안에 있지 않습니다.
이 사람이 저와 가족에게 한 일을 생각하면
이 사람을 증오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 손을 그에게 주어라, 코리”
주님의 음성이었습니다.
제 생애에서 행해 본 가장 힘든 일을
미적미적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순종했습니다.
그 간단한 순종의 행동을 한 직후,
마치 뜨뜻하고 미끈한 기름 같은 것이
제게 부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귓전을 생생히 울리는 듯 한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잘했다. 코리.
내 자녀들은 그렇게 하는 거란다”
제 마음속에 미움은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한 살인자가 다른 살인자를 포옹했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말입니다.
레베카 피펏『토마토와 빨간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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