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브라함의 생애
‘아브라함(Abraham)’이란 이름의 뜻은 ‘열국의 아비’(창 17:5)이다. 그의 이름은 본래 ‘아브람’(Abram)이었는데 그의 나이 99세 되던 때에 아브라함으로 바뀌었다. 그는 셈의 후손인 데라(Thera)의 아들로서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중심지였던 갈대아 우르(Chaldea Ur)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그의 나이 75세가 되던 해에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좇아 가나안 땅으로 이주하였다(창 12:1-5).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헤브론(Hebron)에 정착한 아브라함에게 하나님께서는 자손 번성의 축복과 함께 그들이 가나안 땅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축복을 약속하셨다(창 15장). 이로써아브라함의 후손은 하나님의 선민(選民)이 되었으며, 그 증표로 할례 의식이 제정되었다(창 17:9-14). 이후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 (Sarah) 간에는 약속의 자손인 이삭이 태어났는데 그때 아브라함은 100세였다(창 21:5). 그 후에도 아브라함은 75세를 더 향수(享壽) 하였으니 사라를 상처한 것 외에는 비교적 순탄한 노년기를 보내다가 일생을 마치었다. 그의 주검은 사라가 묻혀 있는 막벨라 굴에 장사되었다(창 25:7-10).
2.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아브라함은 결코 인간적으로 완전한 자가 아니었다. 그는 바람직한 결혼 형태인 일부일처(一夫一妻) 제도를 거스려 첩을 둠으로써 가정 불화를 초래하였으며(창 16:1-6), 똑같은 거짓말을 두 번이나 반복함으로써 다른 사람을 궁지에 몰아넣기도 하였었다(창 12:10-20, 20:1-8).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많은 사람들에 의해 ‘믿음의 조상’으로 불리움을 받은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하나님의 뜻을 좇아 모든 일에 즉작적으로 순종한 그의 믿음 때문이었다. 그는 우상을 숭배하는 가문에서 출생하였다(참조, 수 24:2). 그렇지만 그는 ‘너희 본토 친적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창 12:1)는 하나님의 명령에 대하여 ‘믿음으로 순종하여 장래 기업으로 받을 땅에 나갈쌔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갔었다’(히 11:8). 그러한 그에게 하나님께서는 친히 나타나셔서 점차적으로 자신의 계획을 보다 명확히 계시하여 주셨다. (창 12:7, 17:1-8, 18:1-33). 그리고 이러한 계시에 대하여 아브라함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선 이를 그의 의(義)로 여기셨다(창 15:6). 그 결과 하나님과 아브라함 사이에는 친밀한 인격적인 관계가 형성되었으며, 이후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벗’(대하(20:7, 사 41:8, 약 2:23)으로, 하나님께선 ‘아브라함의 하나님’(출 3:15, 마 22:32)으로 일컬음 받았다.
또한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으로 불림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하나님께 대한 그의 경외심 때문이었다. 그의 하나님께 대한 사랑 및 경외심은 자신의 독자 이삭을 제물로 바칠 정도로 하나님께 순종한 그의 믿음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다(창 22:1-18).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경외함에 있어서 그분이 ‘천지의 주재시며 지극히 높으신 여호와’(창 14:22)이신 줄 알고 경외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어느 곳에 가든지 먼저 하나님께 제단을 쌓고 제물을 드릴 때마다 찬양과 기도를 올리는 것을 잊지 아니하였다(창 12:8, 13:4). 즉 아브라함과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기도였던 것이다. 이 외에도 아브라함은 도량(度量)과 사랑이 풍부한 자였다. 그는 길 가는 나그네를 자기 집으로 모셔 들여 극직힌 대접할 줄 알았으며(창 18:1-8) 거주지를 정함에 있어서 자기 조카 롯에게 먼저 좋은 땅을 택하라는 아량을 베풀 줄 알았으며(창 13:1-12) 죄악으로 인해 멸망당하게 된 소돔 성을 위하여 하나님께 중재 기도를 드리는 것을 잊지 아니하였었다(창 19:22-33). 결국 이러한 모든 점들이 그의 인간적 결점에도 불구하고 그로 하여금 믿음의 조상이란 존호(尊號)를 얻을 수 있게 한 것이다.
3. 아브라함의 위치
아브라함은 약 4000년을 걸쳐 내려오면서 전세계의 종교에서 독특하고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오고 있다. 즉 그는 유대인들의 세계에 있어서는 이스라엘 민족의 위대한 조상으로, 이슬람교 세계에서 있어서는 위대한 선지자로 취급되고 있다. 그리고 기독교 세계에서는 그를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신앙인의 중의 한 사람으로 꼽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흔히 아브라함의 후손으로 이야기된다(시 105:5, 롬 4:13). 아브라함의 선민 이스라엘의 조상이라는 사실은 구약 전체를 통해서 수차 강조되고 있는데, 이것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겠다(참조, 집회서 44:19-21). 탈무드에는 아브라함이 한 사람의 뛰어난 천문학자 또는 점성술사로서 동서양의 왕들에게 자신의 지혜를 가르쳐 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아무튼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보여주신 계시(창 13:15-16, 15:13-16)는 이스라엘 역사에 있어서 아주 본질적인 의의를 지니고 있다. 사도 바울은 이러한 아브라함을 이신칭의(以信稱義)의 표본적인 인물로 설명한다(롬 4:1-16). 결국 이와 같은 모든 사실에 비추어 보아 아브라함은 뭇 백성들에게 있어서 믿음의 조상이라고 칭함 받기에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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