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닥터 지바고의 마지막 장면은 무척 인상적이다.

장군과 타냐의 대화 장면이다.

장군은 타냐에게 어떻게 아버지와 헤어지게 되었느냐고 묻는다.

대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이었기 때문에

타냐는혁명의 와중이고 거리는 불이 나고 복잡해서

그저 도망치는 중에…”라고 말을 얼버무린다.

그때 장군이헤어진 정말 이유는 무엇이지?”하고 다그치자

타냐는 입 밖에 내고 싶지 않았던 말을 실토한다.

사실은 아버지가 손을 놓아 버렸어요."

 

이때 장군은 타냐에게 말한다.

내가 사실을 가르쳐 주마.

코마로프는 네 친 아버지가 아니었다.

너의 아버지는 바로 닥터 지바고야.

만일 그가 네 친아버지였다면

아무리 거리에 불이 나고 혁명의 와중이라도

절대 네 손을 놓지 않았을거야.”

 

진짜 아버지와 가짜 아버지의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진짜 아버지는 결코 딸의 손을 놓지 않는다.

진짜 신과 가짜 신의 차이도 여기에 있다.

우리가 좇고 있는 세상 명예의 신이나 물질의 신은

조만감에 우리의 손을 놓을 것이다.

 

평생이라는 시간과 정성과 물질을 다 기울였던

그 안개 같은 우리의 우상들은

코마로프가 불붙는 거리에서 어린 타냐를 떼어놓았듯이

얼마 뒤에 우리를 배반할 것이다.

그리고 허무한 우상들을 좇던 우리는 외로운 패배자가 될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그 가짜 신의 손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 스탠리 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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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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