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합’이란 바다 ‘괴물’(sea monster) 또는 용을 가리키는 말로써 하나님을 대적하는 적대 세력을 의미한다. 이 말은 ‘자만하다’라는 뜻을 지닌 히브리어 <라합>이나 ‘휘젓다’, ‘책동하다’라는 뜻을 지닌 아카드어<라아부>에서 유래된 듯하다. 이 라합이라는 말은 구약성경에만 나오는데, 그것도 만물 가운데 감추어져 있는 하나님의 능력이 드러나는 귀절과 관련해서만 나타난다. 즉 하나님께서 힘으로 대결하여 라합을 이기셨다는 것이다(욥 26:12, 9:13, 시 89:10, 사 51:9). 이러한 귀절들은 모두 바다를 제어(制御)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와 관련이 있으며 대적할 자 없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능력을 나타내 준다. 그런데 이 중 이사야 51장9절에 나오는 ‘라합’이라는 말은 이어 나오는 ‘넓고 깊은 물을 말리시고 바다 깊은 곳에 길을 내어 구속 얻은 자들로 건너게 하신 이가 어찌 주가 아니시니이까’(사 51:10)라는 말을 통하여 애굽을 가리키는 시적(詩的), 은유적인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즉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 할 당시 하나님께서 홍해를 가르시고 애굽 군대의 추격으로부터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해 내신 사건을 지적하는 것이다(참조 출 14장).
한편 히브리어 단어로 <탄틴>으로 불리는 ‘용’은 대체적으로 사탄을 의미하는데(계 12:13, 16, 20), ‘뱀’(serpent)이라고도 일컬어진다(계 20:2). 뿐만 아니라 성경에는 ‘리워야단(Leviathan), 히브리어로 <리웨야탄>이라 불리우는 짐승도 등장하는데, 개역 성경에서는 ‘리워야단’ ‘꼬불꼬불한 뱀’(사 27:1), ‘악어’((욥 3:8, 41:1, 시 74:14, 104:26) 등으로 번역되어 있다. 그런데 이러한 리워야단과 용은 마지막 때에 하나님의 권능에 굴복당하고 마는 것으로 묘사된 것으로 보아(참조 사 27:1, 계 20:1-10) ‘라합’, ‘용’, ‘리워야단’은 실재적인 짐승이 아니라 다만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의 세력을 의미하는 여러 상징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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