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스디’(Vashti)란 이름의 뜻은 ‘아름다운 여인’ 또는 ‘총애받는 자’이다. 그녀는 페르시아의 왕 아하수에로(Ahasuerus, B. C. 486-464)의 아내로서 한 때 남편과 더불어 서남 아시아 전역을 통치했던 왕비였다. 혹자는 아하수에로의 왕비가 아메스트리스(Amestris)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들어 와스디는 아닥사스다 2세(Artaxerxes ll, B. C. 404-359) 의 아내였을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하지만 분명치는 않다. 일설에 의하면 그녀는 소아시아 반도 서부에 있었던 나라인 리디아(Lydia)의 왕 알랴트(Alyalt)의 딸이었다고 한다.
에스더 1장에는 이러한 그녀에게 불행을 안겨다 준 비극적인 사건이 기술되어 있다. 그 사건은 아하수에로의 잔치와 관련된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하수에로는 즉위한 지 제 3년에 모든 방백과 신복을 위하여 잔치를 베풀었다(에 1:3). 이 잔치는 180일 동안 계속되었으며 연이어 왕은 수산 성내의 백성들을 위하여 또 다시 7일간의 잔치를 베풀었다(에 1:5). 이러한 와중에서 취기가 오른 아하수에로는 왕비 와스디에게 엉뚱한 명령을 내렸는데, 그것은 곧 잔치석에 나와 그녀의 아름다움을 뭇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라는 것이었다(에 1:11). 그러나 그녀는 이 같은 왕의 명령을 거부하고 잔치석에 나아가지 아니하였다. 술 취한 자들의 눈을 만족시키는 구경거리 역할을 함으로써 여성으로써 마땅히 지녀야 할 정숙한 자세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감히 생각도 하지 못한 그녀로서는 왕의 명령이라 할지라도 부당한 것이기에 단호히 거부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와스디에게서 외면적인 아름다움은 차치(且置)하고라도 그녀의 이름에 부합되는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사실 와스디가 조금이라도 자유 분방하고 여성 특유의 허영심을 지닌 여자였더라면 그녀는 왕의 명령을 좇아 사람들에게 기꺼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과시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렇지 않았으니 가히 진주에 비결될 만한 현숙한 여인이라 하겠다(잠 31:10). 하지만 왕의 명령에 불복종한 와스디는 술에 취해 분별력을 잃은 왕의 진노를 샀으며, 그 결과 왕비의 자리에서 폐위되는 불행을 겪게 된다(에 1:13-22). 이후 그녀의 뒤를 이어 에스더(Esther)가 아하수에로의 비(妃)가 되었으니(에 2:17), 하나님의 주관하시는 섭리에 대하여 우리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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