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정의로 ‘세상을 심판하시는 이’라는 사실(창 18:25)은 처음부터 성경 이야기의 근간이었다(창 16:5, 31:53). 하나님의 심판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고(딤후 4:1), 그 누구에게도 예외는 없다(고후 5:10). 하나님께서 각사람의 행위를 따라(욥 34:10-11, 시 62:11-12, 잠 24:12, 사 59:18, 렘 17:10, 겔 24:14, 호 12:2). ‘땅 끝까지 심판을 내리실 것’(삼상 2:10)이며,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실 것이다(전 12:14). 이 모든 사람에 대한 심판은 가장 은밀한 것까지 숨길 수 없는 심판이다. ‘세상을 심판하시는 이가 정의를 행하실 것이 아니니이까?’(창 18:25). 하나님은 반드시 그렇게 하신다. 그분은 공의와 공평으로 심판하실 것이다(창 18:25, 시 9:8, 벧전 2:23, 계 16:7). 이는 ‘악인들은 심판을 견디지 못할 것이고’(시 1:5), 의인들은 ‘여호와 앞에서 노래하게’(시 98:8) 될 것임을 의미한다.
언제 이 일이 일어나는가? 하나님이 ‘정한 기약’(시 75:2) 곧 ‘여호와에게 속한 날’(렘 46:10), 다시 말해 ‘심판과 멸망의 날까지’(벧후 3:7) 이미 정해 놓으셨다. 만물의 시작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그것들을 끝낼 능력도 가지고 계신다. 하지만 하나님은 자기 친 백성들을 구원하실 것이다(딛 2:14). ‘대저 여호와는 우리 재판장이시요, 여호와는 우리에게 율법을 세우신 자요, 여호와는 우리의 왕이시니, 그가 우리를 구원하실 것임이라’(사 33:22). 여기에는 이스라엘 자손만을 위한 구원뿐만(사 45:17) 아니라 이방인을 위한 구원도 포함된다(행 28:28). 따라서 새로운 창조물인 교회 안에는 국적이나 인종, 교육 정도, 사회적 지위, 부, 성, 종교, 권력의 장벽이 없어야 한다. 어떻게 이 장벽을 제거할 수 있는가? 바울은 그리스도만이 만유시요 그 모든 것 안에 계시기(표준 새번역) 때문이라고 대답한다(골 3:11).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는 분열이나 편견이 있을 수 없다(고후 5:17).
구약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심판처럼 신약 성경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하나님이 심판하실 ‘날을 정하셨다’고 선언한다. 그날은 매우 다양하게 불렸다(롬 3:6). ‘공의로 심판하는 날’(행 17:31. ‘여호와의 날’(사 13:6-9), ‘주의 날’(벧후 3:10), ‘마지막 날’(요 12:48), ‘심판의 날’(마 10:15, 11:22, 12:36, 요일 4:17), ‘멸망의 날’(벧후 3:7), ‘그날’(딤후 4:8)이다. 그러나 신약 성경은 구약 성경의 심판 개념을 발전시킨다.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으니’(롬 13:11)라는 말씀처럼 그날이 더 가까워졌다. ‘이미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고’(마 3:10), ‘만물이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벧전 4:7), 따라서 주님은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기로 예비하신 이’이시다(벧전 4:5). 이렇게 다가올 심판은 모든 산 자와 죽은 자를 포함할 것이기 때문에 우주적일 것이다. 불신자들은 자신들의 삶을 설명해야 할 것이나(롬 14:12), 하나님의 세세한 조사를 견디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시 1:5).
그런데 추가적인 발전이 있다. 하나님은 자신의 심판을 수행할 사람, 즉 산 자와 죽은 자의 재판장을 선택하셨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진’(마 28:18), 그분을 ‘하나님이 정하셨다’(행 10:42). 모든 인간들이(유대인과 이방인 모두) 궁극적으로 주님 앞에 설 것이다. 물론 그분은 ‘입법자와 재판관’이신(약 4:12) 예수 그리스도시다(요 5:22-23, 27). 하나님은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것으로 모든 사람에게 (그를) 믿을만한 증거를 주셨다’(행 17:31). 그러므로 그리스도 예수는 비록 아버지의 뜻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는 아니지만(요 5:30),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실’ 것이다(딤후 4:1).
심판은 복음의 한 부분이고(롬 2:16), 복음은 진리이기 때문에(갈 2:5, 14, 엡 1:13), 하나님의 심판 역시 진리에 기초하여 이루어질 것이다(롬 2:2). 여기서 인간의 약점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육체를 따라’ 즉 사람이 정한 기준에 의해(요 8:15), 외모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요 7:24, 벧전 4:6). 따라서 정확한 판단을 내릴 만한 참된 능력이 없는 우리의 판단은 언제나 공정하지 않다. 그러나 하나님은 ‘대 주재’(Sovereign Lord)시다(계 6:10). 이 사실은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사람들의 은밀한 것’을 심판하실 수 있고(롬 2:16), 또 그렇게 하실 것이며(롬 14:12), ‘어둠에 감추인 것들을 드러내고 마음의 뜻을 나타내실’(고전 4:5) 분임을 의미한다. 바울은 오직 하나님만이 판단하실 수 있다고 말한다. 즉 하나님의 심판은 ‘참되고’(요 8:16), ‘의롭고’(요 5:30, 계 19:11), ‘정의롭다’(롬 2:5). 왜냐하면 그분은 ‘의로우신 재판장’이시기 때문이다(딤후 4:8). 하나님은 ‘각 사람의 행위대로’ 심판하실 것이다(벧전 1:17, 행 17: 31, 롬 2:11, 벧전 2:23).
그렇다면 심판받을 자는 누구인가? 그들은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고전 5:13), 곧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히 10:27), ‘불의한 자’(벧전 2:9), ‘경건하지 아니한 자’(벧후 3:7, 유 14-15), 이 세상에 속한 ‘땅에 거하는 자’(계 6:10)들이다. 따라서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들을 반드시 심판하신다. ‘나를 저버리고 내 말을 받지 아니한 자를 심판하실 이가 있으니, 곧 내가 한 그 말이 마지막 날에 그를 심판하리라’(요 12:48). 예수님의 첫째 지상 사명의 목적은 사람들을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과 영생을 발견할 길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요 3:17, 8:15-16). 그런데 그분이 다시 오실 때, 예수님의 주된 목적 중 하나는 심판이 될 것이다. 거부당한 예수님의 말씀이 마지막 심판날에 모든 불신자들을 반드시 정죄하게 만든다(요 3:31-36, 5:22-23, 26-30, 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