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vin은 인간에 관한 운명론이나 결정론을 거부한다고 강하게 주장하였다.  하지만 그의 글을 읽어보면 Calvin은 인간의 자유가 아닌 하나님의 자유를 전적으로 확증하는 결정론(determinism) 중심의 신학을 전개한 것이 분명하다.   『기독교강요』에 나온 그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는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들을 분별하면서 하나님의 거룩한 손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을 의심하지 말고 믿어야 한다. 하나님이 정한 것은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분명한 이유,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고 피조물의 특별한 본질에 의한 것도 아니지만 필요한 이유가 있다”

그러면서 그는 한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한다.  “어떤 상인이 일단의 정직한 사람들과 함께 삼림 속에 들어갔다가 잘못하여 일행을 잃고 헤매다 마침내는 도적을 만나 살해되었다고 상상해 보자. 하나님께서는 그의 죽음을 선견(先見) 하셨을 뿐만 아니라 또한 작정하셨던 것이다”  더 나아가  Calvin은 신명기 19장 5절 말씀을 가지고 벌목하다가 우연히 자루에서 빠진 도끼에 맞아 죽은 사람도 하나님의 작정 속에 이루어진 일이라고 주장한다. 

Calvin에게 있어 모든 일은 하나님의 작정 속에 일어난다.  이것은 『기독교강요』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Westminster Confession of Faith에서는 Calvin과 조금 다른 주장을 한다.  “하나님은 모든 가능한 조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을 아신다. 그러나 그분이 어떤 일을 ‘선견’하셨기 때문에 그것을 미래로, 또는 어떤 조건에서 일어날 것으로 작정하신 것은 아니다”  이단이 아닌 이상 나는 이들의 주장을 존중한다.

Calvin은 하나님의 의지의 결정론적인 성격을 강조하면서 ‘단독설’(monergism)이라는 말로 설명하였다.  그리스어 ‘하나’와 ‘일하다’의 합성어인 이 말은 하나님의 능력 하나로 모든 것을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만이 존재하는 모든 것을 창조하고 일어나는 모든 일, 즉 삶의 모든 영역을 다스리는 분이라는 뜻이다.  이것은 은혜의 교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하나님만이 인간 구원에 영향을 미치신다는 견해다. 

Calvin의 추종자들 역시 단독설 개념을 받아들여 하나님의 관리 밖에서는 생명이나 구원이 일어날 수 없다는 신학적 학증을 설명하였다.  그들은 그 밖에 방식으로 믿는 것은 하나님이 아닌 인간에게 영광을 돌리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믿음으로 은혜를 통하여 얻는 구원보다 의로운 공로를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솔직하게 말해 Calvin의 추종자들은 Calvin의 5대 강령 TULIP에서 벗어나 말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다른 신학은 거의 이단이나 다를 바 없다.  이것은 내가 대학원에서 Calvin Theology을 공부하고 오랫동안 개혁주의 장로교단에 소속되어 있을 때 몸소 경험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Calvinist들이 가진 단독설에 대한 Wesley의 생각은 어떠한가?  그는 하나도 동의하지 않았다.  Wesley는 믿음을 통하여 은혜로 말미암아 구원을 확인하면서 성경과 함께 교회전통과 비판적 사고 그리고 결정에 있어서 인간의 책임을 강조하는 올바른 경험을 통하여 보다 역동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면서 Wesley는 ‘신인협동설’(synergism)로 표현할 수 있는, 즉 사람이 하나님과 맺는 역동적인 관계성을 강조하였다.  ‘함께’와 ‘일하다’의 합성어인 이 말은 하나님이 은혜로 부여한 사람의 능력과 함께 협력할 때 하나님의 능력이 작용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하나님께서는 구원을 이루시기 위해 우리와 함께 일하신다는 견해다.  인간이 열심히 노력하면 구원받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갈 2:16).  하나님과 사람의 협력이라는 실질적인 설명이 Wesley에게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협동설은 그가 사용한 용어는 아니었다.  진실을 말하고 싶은 것은 초대교회 대부분의 기독교 문헌들과 오늘의 문서들은 단독설보다 신인협동설에 더 가까운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신인협동설에 대해 조금 더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Wesley는 원죄론에서 인간의 전적 타락과 하나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시기로 하셨다는 점에 대해서는 Calvin과 견해를 같이 한다.  하지만 선행적 은총(prevenient grace)에서는 견해를 달리한다.  여기서 선행적 은총이란 인간이 의롭다 함을 얻기 이전에 타락한 인간 속에서 활동하시는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말한다.  Wesley의 설교 『On Working out Our Own Salvation』에 의하면 아담 타락 이후에 자연적인 그대로서의 상태로 머물러 있는 인간은 단 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미 칭의 이전부터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다는 것이다. 

Wesley가 말하는 선행적 은총은 구원의 시작이며, 이렇게 시작된 구원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동시에 인간의 책임을 강조한다.  인간이 구원을 이루려면 하나님의 은혜에 인간이 반응, 즉 협동함으로 완성된다.  인간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이것도 선행적 은총 때문이라고 Wesley는 말한다.  더 나아가 인간에게 어떤 선한 동기가 생기다든가 하나님을 향한 일을 할 수 있다면 이는 모두 하나님의 은혜에서 원인으로 되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은혜를 못 받아서 구원받지 못하거나 타락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역하기 때문에 구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인간은 자기의 구원문제에 있어서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총에 의존하면서도 그 안에서 책임 있는 위치에 있다.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얻을 것이요 믿지 않는 사람은 정죄를 받으리라’(막 16:16)는 말씀처럼 인간이 가진 자유의지는 폼(?)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따라서 구원에 있어서 인간은 하나님의 은혜에 호응하며 함께 일하여야 한다.  이것을 ‘신인 협동설’ 또는 ‘복음적 신인 협동설’(evangelical synergism) 이라고 한다.  이 신인협동설은 인간의 공로를 기초로 하는 로마 가톨릭(Roman Catholic)과 구별되며, 인간의 원죄론을 부정하는 펠라기우스주의(Pelagianism)와 구별되고, 인간이 하나님과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을 근거로 하는 즉, 하나님이 절반, 인간이 절반이라는 신인협력으로 구원을 이룬다는 반펠라기우스주의(Semi-Pelagianism)와도 구별된다.    

Wesley의 설교를 다시 들어보자.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도울 수 없다.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우리는 죄에 죄를 더하여 범죄 할 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만약 하나님께서 일하시지 아니하면 인간이 자신의 구원을 이룩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모든 인간이 본래 병들었을 뿐만 아니라, 죄와 허물로 죽은 자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 죽음으로부터 인간을 살리시기 전에는 인간이 선을 행할 수 없다. 죽은 나사로가 주님께서 생명을 주시기 전까지 걸어 나올 수 없었던 것이 바로 이것이다. 어느 인간이나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분께서 그 죽은 영혼을 살리시기까지는 죄악에서 벗어날 수도 없고 움직일 수도 없다. 우리로 하여금 선한 것을 뜻하게 하거나 행하게 하는 자는 곧 그의 전능하신 능력으로 우리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하나님뿐이다” 

오래전 서철원이가 바지목사 정이철을 내세워 Wesley의 신학은 이단이라고 단정해도 아무 무리가 없다고 떠들어 댄 적이 있었다.  솔직히 Wesley의 책을 단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 목사가 그에 대해 신학적으로 논한다는 것은 한 마디로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다.  더 웃긴 것은 Wesley의 교리와 신학을 펠라기우스주의와 완전히 동일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나는 이 분이 치매 환자가 아니길 진심으로 바라지만, 작금의 시대는 개나 소나 신학자가 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만약 Wesley가 펠라기우스주의자인가 아닌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면 이 설교만으로도 그 의혹을 풀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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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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