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탄(Satan)의 정체와 그 활동
‘사탄’은 히브리어에서 유래된 말로 ‘대적자’, ‘방해자’, ‘고소자’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면 이 같은 사탄의 정체는 무엇이며, 그가 하는 활동은 어떠한 것인가? 혹자는 사탄의 존재 여부에 대하여서도 의문를 갖는데 과연 사탄은 존재하는가? 본고(本稿)는 이러한 의문점에 대하여 신구약 성경에서 그 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1. 사탄의 존재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귀’, ‘악마’, ‘귀신’ 등으로 부르고 있는 사탄은 과연 현실적으로 존재하는가? 이에 대한 답을 우리는 일차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천국 복음 확장 사역을 방해하는 훼방자로 사탄이 있음을 주지하셨으며(마 13:39), 이러한 사탄도 하나님의 권능을 힘입은 자들 앞에선는 굴복당하고 만다는 사실을 그의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셨다(눅 10:18-19). 이뿐 아니라 욥기에서도 욥을 시험하는 사탄의 활동상(욥 1장)이 기록되어 있으며, 많은 신구약 성경의 저자들이 사탄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으니(대상 21:1, 슥 3:1-2, 마 4:1-11, 눅 13:16, 고후 2:11, 계 12:9, 20:2), 사탄의 존재는 부인될 수 없다 하겠다.
2. 사탄의 대한 제 고찰(諸考察)
a. 사탄의 명칭 : 사탄에게 붙여진 명칭은 여러 가지인데 그 중에는 상징적인 것도 있으며 그의 성격을 나타내는 것도 있다. 신구약 성경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명칭들로는 다움과 같은 것들이 있다. 바알세불(마 12:24), 벨리알(고후 6:15), 아불루온(계 9:11/일명 아바돈), 계명성(사 14:12 / 일명 루시퍼), 공중권세를 잡은 자(엡 2:2), 온 천하를 꾀하는 자(계 12:9), 형제를 참소하는 자(계 12:10), 시험하는 자(살전 3:5), 악한 자(마 13:19), 살인한 자(요 8:44), 거짓의 아비(요 8:44/일명 거짓말장이), 이 세상 임금(요 12:31), 이 세상 신(고후 4:4), 원수(마 13:28) 등이 그것이다.
b. 사탄의 기원 : 사탄은 본래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천사였다(겔 28:14). 그는 천사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영적 존재였다. 그런데 그는 지고(至高)하신 하나님과 동등시 되고자 하는 교만한 마음을 품음으로써(사 14:13-14),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말았다(사 14:12-15). 그 결과 그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적대자로 화하여 세상 사람들을 미혹케 하며 할 수만 있으면 하나님의 자녀들까지도 미혹케 하려고 하는 악한 존재가 된 것이다(마 24:24).
c. 사탄의 활동 : 사탄은 하나님께로부터 지음을 받은 존재이므로 하나님처럼 전지 전능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놀라운 능력을 소유하고 있는 영적인 존재이다(욥 1:13-19). 이러한 능력을 지닌 그는 감히 그리스도를 시험하려 하기까지 하였다(마 4:1-11). 그는 불신자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여 복음의 진리에 대하여 눈이 멀게 하며(고후 4:4), 인간을 이용해 하나님의 사역을 방해한다(요 13:2). 뿐만 아니라 그는 인간의 연약성을 이용하여 성도들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며(고전 7:5),자신을 광명의 천사로 가장시켜 성도들을 미혹케 한다(고후 11:14-15). 그리고 이러한 그의 활동이 여의치 않으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성도들을 박해 하기까지 한다(요 16:33, 계 13:15-17). 이처럼 사탄의 활동은 어떻게 하든지 간에 하나님의 뜻을 어그러뜨리며 그분을 대적하는 것에 초점이 맞혀져 있다.
d. 사탄의 운명 : 이러한 사탄도 하나님의 주권하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하나님께서는 에덴 동산에서 이미 사탄에 대하여 심판을 선고하셨다(창 3:14-15). 예수 그리스도께서 광야에서의 시험을 이김으로 말미암아 사탄은 그리스도께 굴복했으며(눅 4:1-12), 그리스도께서 구속 사역을 완성하심으로 말미암아 사탄은 결정적인 참패를 당하였다(요 19:30). 이처럼 이미 심판을 받은 사탄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사탄을 사용하여 참성도와 거짓 성도를 구분하시기 위하여 이 세상 종말시까지 그의 활동을 허용하신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 그는 천년동안 옥에 갇히게 되며(계 20:1-3), 그 후 잠시 놓임을 받았다가 최후에는 그의 추종 세력들과 함께 불못에 던지워져 영원토록 괴로움을 당하게 된다(계 20:10).
3. 성도들과 사탄
비록 사탄이 공중의 권세잡은 자(엡 2:2)로서 이 세상 임금 노릇을 하지만(요 12:31), 그것도 하나님께서 허용하신 한도내에서일 뿐이다(욥 1:12, 계 2:10). 게다가 하나님께서는 성도들에게 ‘평강의 하나님께서 속히 사탄을 너희 발 아래서 상하게 하시리라’는 약속을 주시었다(롬 16:20). 그러므로 사탄이 하나님을 제치고 궁극적인 승리를 쟁취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사탄은 스스로를 광명의 천사로 가장시킬 정도로 간교하며 틈만 있으며 성도들을 삼키려고 우는 사자와 같이 돌아다닌다(벧전 5:8). 그러므로 성도들은 항상 근신하며 깨어 있어 악에 미혹되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탄을 이기셨듯이 성도들도 승리를 얻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어야 할 것이다(엡 6: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