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에스라 7장에 보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본국으로 귀환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때 파사(Persis) 왕 아닥사스다 1세(B.C. 464-424)는 왕의 냉탕고(內帑庫)를 지키는 사람에게 조서를 내려 귀환하는 에스라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여호와의 전을 건축하는데 필요한 모든 물자를 내주게 했다(스 7:11-21). 그 재물의 목록 가운데 특이한 것은 소금이다. 지금은 흔하지만 예전에는 귀중품 가운데 속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귀절이다. 먼저 소금은 하나님께 드리는 소제(레 2:13)와 번제의 제물(겔 43:24)에 뿌려졌다. 그리고 ‘소금 구덩이’ 같은 용어(습 2:9)는 황폐한 땅이나 폐허화된 땅을 가리키는 의미로도 사용되었다. 이 같은 맥락에서 한 도시를 정복한 군대는 그 도시를 저주하여 황폐케 한다는 상징적 의식으로 소금을 뿌리기도 했다(삿 9:45, 욥 39:6, 시 107:4, 렘 17:6). 선지자 엘리사는 좋지 못한 물에 소금을 던져 그 물을 좋게 만들기도 하였다(왕하 2:19-22). 오늘날의 아랍인들 관습에서도 친구 사이의 우정의 약속은 소금을 서로 선물함으로써 맺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소금이 약속 곧 언약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이 같은 소금의 언약적 의미는 성경에도 나타나는데, 구약시대에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과의 언약은 순결하게 체결되고 유지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소금언약’이라고 불리운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민 18:19, 대하 13:5). 이 소금언약이라는 말은 여호와 하나님께 드리는 소제물과 번제물에 필수적으로 소금을 넣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성경에는 어린아이에게 소금을 뿌린다는 말이 있는데(겔 16:4), 이는 근동의 풍습으로서 어린아이의 피부가 정결하고 강해지도록 소금을 문지르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위생학적인 처방은 오늘날에도 시행되고 있다. 한편 예수님께서도 사랑과 용서를 가르치면서 ‘너희 속에 소금을 두고 서로 화목하라’는 표현을 사용하셨다(막 9:50).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의 언어가 지혜롭고 사려 깊어야 함을 ‘소금으로 고르게 함 같이 하라’고 권면하였다(골 4:6). 무엇보다도 소금은 부패를 방지하는 역할이 가장 크다. 예수님께서는 신자들을 ‘세상의 소금’이라고 말씀하셨는데(마 5:13), 이는 오늘날의 신자들이 세상에서 감당해야 할 사명이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지적하는 말씀이다(엡 5:2, 살전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