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S. Lewis는 “우리 안에 교만이 많을수록 그만큼 다른 사람 안에 있는 교만을 싫어한다.”라고 했고, Jonathan Edwards도 “교만은 죄라는 건물의 기초 중에서도 가장 낮은 부분에 놓여 있으며 그 일을 하는 방법이 가장 은밀하고 속임수가 많으며 찾아내기가 어렵다.”라고 했으며, Lloyd Jones 역시 “자신의 무지를 자랑하면서 떠벌리는 것은 자신의 지식이나 총명을 떠벌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쁘다. 교만은 어떤 형태를 띠든지 하나님 앞에서 가증스러운 죄를 범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의 말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자기 자신을 너무 위대하게 여기는 것이 ‘교만’이고, 이 교만이 다른 죄들보다 더 위험한 이유는 그것을 탐지해 내기가 어려운데 있다는 것입니다.  신약성경에서 가장 교만한 사람들을 찾으라고 한다면 대표적인 인물인 백성들을 가르치는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었는데(눅 20:45-47), 이들의 교만이 얼마나 은밀한지 자기 자신에 대해 스스로 위대하게 여기면서도 자신들의 그러한 교만의 죄에 대해서는 전혀 인식하지 못했습니다(마 23장).  성경에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교만한 사람을 대적하신다고 말씀하셨는데(벧전 5:5), 여기서 문제는 우리도 종종 다른 그리스도인에게서 교만한 모습을 발견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 안에 있는 교만에 대해서는 보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마 7:1-5).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은 교만이라고 부르지만 나에게 있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열정” 혹은 “진리의 말씀을 수호해야 하는 사명감”이라고 포장해서 말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교만의 정의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본다면 성경은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높이려는 욕구인 동시(겔 28:2)에 다른 사람보다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태도라고 말하고 있고(에 6:6), 심지어 하나님까지도 경쟁의 대상으로 삼아 자신을 그분처럼 높이고 싶어 하는 마음인데(사 14:12-14). 구약선지자 이사야는 바벨론 왕의 멸망을 예언하면서 교만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내가 하늘에 올라 하나님의 뭇 별 위에 나의 보좌를 높이리라 내가 북극 집회의 산 위에 좌정하리라 가장 높은 구름에 올라 지극히 높은 자와 비기리라’  사실 기독교의 본질은 인간이 도저히 경쟁할 수 없는 분이며 모든 면에서 무한히 우월하신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종교인들이 얼마나 교만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분명한 예를 들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자기를 의롭다고 믿고 다른 사람을 멸시하는 자들에게 이 비유로 말씀하시되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가니 하나는 바리새인이요 하나는 세리라…’(눅 18:9-10).  이 비유에서 말해주는 것은 종교성이 강한 바리새인이 성전에서 하나님을 기뻐한 것이 아니라 그분에 대한 자신의 헌신을 기뻐했고 심지어 하나님께서 자기를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게 하셨다고 생각했습니다(눅 18:11).  이렇게 종교적으로 교만한 사람은 자신을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눅 16:15), 하나님의 생각이 자기와 같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멸시하기 위해서 성경지식을 가지고 상대방을 비판합니다.


무엇보다도 기독교인이 가지고 있는 가장 좋지 못한 형태의 교만이 자기를 높이고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는 욕망이 강한 ‘종교적인 교만’인데(행 12:21-23), 이 교만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태도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신을 우월하게 여기신다고 스스로 믿는 믿음이기도 합니다(마 6:1-2).  예를 들어 고린도에는 많은 신전들이 있었지만 Gorden Fee가 말한 것처럼 살아계신 성령의 전은 고린도교회 하나뿐이었고(고전 6:19), 이 성전은 고린도에 있는 유일한 예수님의 피 값으로 산 교회였습니다(행 20:28).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만일 누구라도 고린도에 있는 주의 성전을 파괴하려 한다면 그 사람을 심판하실 것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고전 3:17).  그렇다면 과연 고린도교회에서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는 것입니다.  전후문맥을 살펴볼 때 그런 일을 할 가능성이 있는 한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것은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경지식을 자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고전 3:18-21).  사실 이들은 다른 형제의 잘못을 알며 그것을 어떻게 바로잡아 줄 것인가를 아는 사람들이었지만 문제는 이들이 교회 밖에 불신자들보다 교회에 더 심한 해를 끼쳤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다른 사람을 통제하기 위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경지식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포장해서 남용했기 때문입니다(롬 2:17-24).   이러한 사람의 특징은 자신은 이미 하나님의 생각을 알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언제나 하나님의 입장에 서서 메마르고 얄팍한 성경지식을 가지고 형제를 비판합니다.


언젠가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종교성 강한 바리새인들의 기분을 상하게 한 일로 인해 걱정을 해서인지 주님이 종교지도자들을 함부로 대하셨다고 생각했습니다(마 15:1-13).  그러나 예수님은 ‘그냥 두어라 저희는 소경이 되어 소경을 인도하는 자로다 만일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 15:14).  예수님은 자신이 눈먼 자를 보게 하려고 오셨다고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눅 4:18), 사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하실 것 같지 않는데 좀 더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주님께서 바리새인들을 배격하신 것은 그들이 태어날 때부터 소경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지식의 열쇠를 가지고(눅 11:52), 백성들을 가르치는 위치에 서있는 눈먼 인도자였기 때문이었습니다(마 23:15).  다시 말해 눈먼 사람이 진리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과 진리를 발견한 소경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처럼(눅 18:35-43), 눈먼 사람이 거지 바디매오 같이 진리에 눈을 뜨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막 10:46-52), 진리를 눈앞에 두고 스스로 소경되기를 원했기에 예수님은 그들을 내버려 두신 것입니다(요 9:40-41).  솔직히 종교적인 교만이 무서운 이유는 그것이 눈과 귀를 멀게 만들어(요 5:37), 가르치는 자신뿐만 아니라 가르침을 받는 모든 사람을 지옥으로 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마 23:13).  바로 이러한 사람들이 목이 곧고 마음과 귀에 할례를 받지 못했기에(행 7:51), 늘 성령을 거스리거나 대적을 하는 것입니다(마 12:28-32).


성경에 보면 예수님은 사마리아의 우물가에서 만난 여인의 좋지 못한 신학이나(요 4:20), 부도덕함을 보고도 그 여인에게 손을 내미는 일을 금하지 않으셨고(요 4:18),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혀 돌에 맞아 죽기 일보직전의 여인에게까지도 망신을 주거나 내버려 두지 않으셨지만 (요 8:1-11), 바리새인들의 교만과 스스로 소경됨은 그대로 내버려 두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얼마나 자주 우리의 편견을 바로잡지 않고 내버려 두시는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하고 ‘만일 누구든지 무엇을 아는 줄로 생각한다면’(고전 8:2), 예수님은 그 사람을 무지 안에서 은밀한 것을 심판하실 날까지 내버려두실 것입니다(롬 2:16).  이것은 고대시대에 주어진 경고로 바울이 고린도교인들에게 이러한 경고를 주기 700년 전에 이사야는 ‘스스로 지혜롭다 하며 스스로 명철하다 하는 그들은 화 있을찐저’라고 말했습니다(사 5:21).  아마도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가장 무서운 말씀이 있다면 로마서에 나오는 말처럼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그냥 “내버려 두는”것입니다(롬 1:24, 26, 28).  물론 이런 것이 자신과는 상관이 없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눅 13:22-27), 만약 예수님으로부터 내버림을 당한다면 그보다 더 비참한 운명은 없을 것이고 지옥의 궁극적인 고통은 뜨거운 불길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의 부재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종교적으로 교만하거나 평생을 배워도 다 못 배울 성경지식을 가지고 무엇인가 안다고 떠들어 될 때 하나님은 우리를 그대로 내버려 두실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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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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