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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18 재혼과 그리스도인

현대 신학자들 중에 배우자의 지속적인 간음과 유기 때문에 이혼한 배우자가 다시 재혼을 할 경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으며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마 19:6)는 예수님의 말씀은 아무도 이혼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이혼은 가능하지만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하면서 이혼 후 재혼에 대해 제한적 허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반면에 구약성경은 이혼과 재혼을 묵인하고 있을 뿐 아니라(신 24:1-4), 비록 간음으로 인한 이혼(마 5:32)과 유기로 인한 이혼(고전 7:12-13)을 묵인해 주기는 했지만 역사가들은 초대교회가 이혼 후의 재혼을 인정하지 않았고, 마태복음을 뺀 신약성경 또한 이혼 후의 재혼을 묵인해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전적인 불가론을 강조하는 신학자들도 있습니다.  사실 오늘날 현대 신학자들 중에 헬라 교부들의 모국어 능력과 그 말의 뉘앙스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기 때문에 성경에서 말하는 이혼이나 재혼에 대해 어떤 주장을 하려고 한다면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설득력 있게 논지를 펼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만약 신학자들이 Craig S. Keener가 말한 것처럼 초대교부들의 권위에 호소해서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운다면 거기에는 많은 취약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견해만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 지적인 한계를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은 어떤 성경적인 문제들을 접할 때 하나님의 마음을 다 아는 것처럼 허풍을 떨거나 독단적인 주장을 내세우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복음서에서 이혼과 관련된 성경구절들은 마태복음 5장31-32절, 19장3-9절, 마가복음 10장11-12절, 누가복음 16장18절에 나오는데,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서는 이혼을 금하고 있는 반면 마태복음의 두 구절에서는 예외적인 말씀(음행한 경우)이 주어지고 있고, 더 나아가 마가복음은 남편과 이혼한 여자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것은 간음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다른 복음서들은 이혼한 남편이 재혼하는 것에 관해 동일한 진술을 포함하고 있고, 마태복음 19장6절과 마가복음 10장9절속에서는 창조 이야기를 포함시켜 이 교훈을 지지하면서, 마태복음의 경우 모세가 백성들의 마음이 완악했기 때문에 이혼증서를 허락하였다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신 24:1).  이러한 증거를 볼 때에 예수님은 결혼을 남편과 아내 사이의 영원한 언약으로 생각하셨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가 있고(창 2:24),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태복음에 있는 예외적인 말씀(마 5:32, 19:9)이 예수님 쪽에서 양보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이 말씀이 결혼 파괴에 있어 무고하게 이혼당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취하신 조치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유대인들의 이혼관이 다양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엄격한 Shammai 학파와 조금 느슨했던 Hillel 학파의 견해가 있기는 하지만, 당시 시대적 상황으로 본다면 간음이 결혼을 파괴 시킨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고, 예수님께서 원래 의도하신 뜻이 없었다면 구태여 그런 예외적인 양보의 조항을 말씀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먼저 오늘날 사람들이 이혼하는 결정적인 이유들을 살펴보면 한쪽 배우자의 잘못이거나 아니면 서로간의 잘못, 혹은 상대 배우자의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 또는 부도덕한 행위가 드러날 때 부부간의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게 될 경우 이혼을 하게 되는데, 사실 이 모든 것의 궁극적인 원인을 찾는다면 한마디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는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너희 마음의 완악함을 인하여 아내 내어버림을 허락하였거니와’(마 19:8)고 말씀하셨기 때문인데, 쉽게 말하면 인간 마음의 완악함 때문에 하나님이 이혼을 허락하셨다는 것이지 본래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이렇게 “이혼한 사람, 혹은 이혼을 당한 사람은 다시 재혼할 수 있는가?”라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약성경 신명기 24장1-4절의 말씀을 포함해서 룻이 보아스를 만나는 과정을 다루는 룻기에서는 재혼에 대해 호의적일 뿐 아니라(룻 1-4장), 그리스도의 계보에 재혼한 사람들이 들어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인데(마 1장), 신약에 와서는 상대 배우자가 죽은 뒤 재혼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며(롬 7:3), 젊은 과부들이 재혼하지 않을 경우 유혹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재혼을 격려하고 있고(딤전 5:14), 더 나아가 성적인 욕망을 제어하기 어려운 과부들에게 ‘만일 절제 할 수 없거든 결혼’(고전 7:8-9)할 것과 ‘남편이 죽으면 자유로워 자기 뜻대로 시집갈 것이나 주안에서만 할 것’(고전 7:39)을 명령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성경은 재혼을 죄악시 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호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이혼을 미워하시는 이유(말 2:16)는 그 이혼이 하나님의 언약에 위배되는 것일 뿐 아니라(창 2:24), 상대 배우자와 자녀들, 그리고 사회와 교회에 적지 않는 나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반대를 하신 것이지(마 19:3-6), 그렇다고 해서 이혼의 고통을 당하는 사람에게 불리하게 하지는 않으셨습니다.  비록 마가복음 10장1-12절에서는 자신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생생한 수사학적 형태를 사용하고 계시기는 하지만 그분의 핵심적인 말씀의 요지는 결혼생활을 깨트리는 것을 금하신 것이지(막 10:9), 이미 이혼한 사람에게 있어 죽을 때까지 재혼하지 말고 혼자 살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경이 재혼을 명백히 금하고 있지 않는 이상 이혼한 사람이 재혼하는 것에 반대할 필요는 없고(겔 44:22), 한 가지만큼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은 하나님이 제정하신 결혼(창 2:24), 즉 사랑의 언약이 가져다 준 보호 아래서 둘이 하나의 육체가 되는 것(엡 5:31)을 깨뜨린 당사자가 재혼을 생각할 때는 먼저 자신의 일(이혼)을 깊이 반성하며 회개하는 시간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성경의 가르침은 이혼한 사람이 할 수만 있으면 혼자 살거나 아니면 본 남편/아내와 다시 화합할 것을 권하지만(고전 7:11), 인간의 마음이 정욕적이고(골 3:5), 죄인이기 때문에(롬 3:9), 하나님의 말씀대로 완벽하게 살 수 없는 것이 현실이고, 경제적, 혹은 정서적으로 평생을 혼자서 사는 것이 어렵고 힘들 경우 얼마든지 주 안에서 재혼을 고려해 볼 수는 있습니다(고전 7:39).

Posted by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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