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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결혼생활 25년 동안 한 번도 싸움을 하지 않고 살았다면 참으로 거룩하고 신령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주변사람들로 하여금 들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에게 있어서 가정의 평화가 깨어지고 전쟁이 시작된 시점은 결혼한 지 한 십년이 조금 지났을 때부터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실 십 년간은 평온한 가운데 아내는 자녀들을 키우고 나 역시 공부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사느라 정신없이 세월을 보냈는데 결혼한 지 십년이 지나고 나서는 주기적으로 전쟁이 일어났고 이 전쟁은 쌍방이 아닌 일방적일 때가 많았습니다.  솔직히 고백한다면 싸움이 일어날 때마다 논리정연하게 말을 하는 아내에게 한 번도 이긴 적이 없기에 결국 마지막엔 큰 목소리로 집안을 장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일방적인 싸움이 지속되는 동안 아내와 달리 이혼에 대해 한두 번 생각해 본적이 있었습니다.  “이혼하고 혼자서 살까?”,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등등 쓸데없는 고민하면서 지내고 있을 때, 어느 날 하루는 차 안에서 아내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 멀리 걸어오는 아내를 바라보면서 당시 이것이 주님의 음성인지 깨닫지 못했지만 마음에 이런 감동이 오는 것이었습니다.  “네가 네 아내보다 낫다고 생각하느냐, 너에게 있어서는 천사와 같다.”  주님께서 마음에 감동을 주신 것은 짧은 메시지였지만 이런 깨달음이 왔습니다.  “네가 지금 영적인 상태가 어떤지는 아느냐 마음이 아름다운 아내 만난 것을 감사하라.”  한 마디로 “네 주제를 알라.”였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결혼이 동반자 관계의 언약이라면(창 2:24), 이혼은 두 당사자가 서로에게 동반자의 관계를 제공하기로 약속한 언약을 깨트리거나 부인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보시기에 이혼은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죄악일 수밖에 없습니다(말 2:16).  사실 오늘날 교회는 이혼을 악으로 여기면서도 이혼에 대해 서로 간의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그 입장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면, 먼저 이혼은 불신자들의 세계에서는 늘 있는 일이지만 그리스도인이 이혼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는 견해인데, 이 입장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가톨릭에서는 결혼생활 본연의 존엄성과 성스러운 가치에 의한 불가 해소성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죽음 이외의 어떤 이유로도 결혼이 해체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다른 하나는 성경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즉, 피해 당사자가 이혼해야할 법적인 이유(간음 또는 유기 등)가 확실하게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견해와 마지막으로 결혼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왜곡되어 있거나 아니면 다양한 이유(신체적/정신적/언어적 폭력, 마약/술/성/도박 중독 등등)로 이혼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사실 세 가지 입장은 결국 둘로 나누어지는데, 한 부류는 결혼 언약은 부부가 서로에게 한 충성서약이기 때문에 깨트릴 수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한 부류는 하나님이 제정하신 결혼 언약도 결혼 당사자의 여러 가지 이유에 따라 얼마든지 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가정에 평화가 찾아올 때까지 부부가 믿음으로 잘 극복만 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이혼을 생각하거나 또는 이혼하기로 결정을 내린다면 모든 그리스도인은 성경에 나와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행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성경은 그리스도인 삶의 기준선이고(딤후 3:16), 무엇보다도 개인의 정욕을 위해 하나님께서 맺어준 배우자를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이 문제를 가지고 신자가 믿는 배우자와 이혼할 수 있는 한 가지 이유를 제시한 적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성적인 죄로서 ‘음행한 이유 없이’(마 5:32), ‘음행한 연고 없이’(마 19:9)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음행’이란 말은 매우 포괄적인 용어로 결혼을 해치는 모든 성적 부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배우자에 대한 불성실한 행위, 즉 결혼에 대하여 부부 일방의 부정을 말하는데 한 마디로 부부 관계 속에 제 삼자를 끌어 들여 동반자 관계 언약을 파괴하는 것을 뜻합니다.  쉽게 말하면 음행은 남편과 아내와의 항구적인 결합(결혼)을 정면으로 파괴하고 침소를 더럽히는 행위라는 것입니다(히 13:4).  『Westminster Confession of Faith』 24장5항에 보면 “약혼한 후에 범한 간음이나 음행이 결혼 전에 발견되면 그것은 순결한 편에서 약혼을 파기할 수 있는 정당한 근거를 준다. 만약 결혼한 후에 간음한 사실이 있을 때 순결한 편이 상대편을 죽은 것으로 간주하여 이혼소송을 하고 이혼 후에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것은 합법적이다.”  이것은 배우자가 음행한 경우에는 이혼이 허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불신자와 결혼한 신자가 이혼을 생각하고 있는 경우인데 당시 시대적 상황을 보면 교회가 지중해 지역으로 옮겨 갔기 때문에 그리스와 로마의 회심자들이 생겨났고, 이때 상대 배우자가 구원받지 못한 상태에서 남편이나 아내 어느 한쪽이 구원받는 일이 빈번히 일어났습니다.  고린도교회 역시 부부 가운데 한 사람만이 복음을 받아들인 성도들의 가정이 많았는데 이들에게 있어 가장 심각한 것은 신앙의 문제로 인한 갈등이었습니다.  사실 믿는 자들의 이혼 문제는 두 당사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말씀(딤후 3:15)과 성령(고전 6:19)이 있고, 주님께 순종할 기본적인 헌신이 있기 때문에(롬 6:17), 소망이 있는 가운데(롬 8:24), 화해를 주장할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히 12:14).  그리고 어느 한쪽 혹은 둘 다 문제 다루기를 거부한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가동할 수 있는 교회의 징계과정이 있지만(마 18:15), 반면 불신자와 이혼을 생각하는 신자의 경우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됩니다.  왜냐하면 바울은 믿는 자에게 어떤 경우에든 믿지 않는 자와 이혼하면 안 된다고 명령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믿지 아니하는 배우자가 결혼생활을 계속 유지하기 원한다면 이혼하지 말 것을 가르쳤기 때문입니다(고전 7:13).  그러나 믿지 않는 배우자가 신앙문제로 더 이상 믿는 배우자와 같이 살기를 거부한다면 바울은 ‘갈리게 하라’고 말합니다(고전 7:15).  쉽게 말하면 이혼을 하지 않기 위해 믿는 배우자가 모든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믿지 않는 배우자가 결혼생활을 원하지 않는다면 이혼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불신자 남편이 믿는 아내에게 이혼을 하고 요구하는데 아내는 이혼이 주님의 자녀로서 덕스럽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결혼생활을 끝까지 지키려고 한다면 아마 그 생활은 평생 고통스러운 삶이 될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불신자 남편에게서 결혼을 유지할 마음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믿는 아내가 그와 같이 산다는 것은 행복이 아닌 불행을 자초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교회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이혼하면 안 된다는 가르침을 들었기 때문인데 하나님은 성도를 화평 가운데 부르셨기에(고전 7:15), 만약 주님의 자녀가 불신자 배우자와의 신앙문제로 결혼생활이 고통에 빠지게 된다면 이혼하고 화평 가운데 살아갈 수 있는 길을 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불신 배우자가 결혼을 유지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이혼하기를 바랄 경우 믿는 배우자는 계속 살아야 할 이유가 없고 갈라서는 것을 막지 말아야 하고, 자신을 버리기 원하는 불신 배우자의 뜻을 받아들여 이혼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믿는 자에게 있어 믿지 않는 배우자가 계속해서 살기를 원한다면 사도 바울은 불신 배우자를 ‘버리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고전 7:12-13).  이 말을 어렵게 해석할 필요가 없이 “조금 지겹고 보기 싫더라도 끝까지 참고 견디며 살라”는 것입니다.  언제까지입니까?  불신 배우자가 믿는 배우자를 버리고 떠날 때까지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신 배우자가 떠나도록 믿는 배우자가 문제를 만들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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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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