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7'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5.03.07 비판의 영을 가진 사람

“나보다 위치가 높거나 입장이 유리한 사람에게 ‘갑질’을 당해본 적이 있는가?”라는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10명 중에 9명이 “그렇다”라고 대답을 했는데, 지식사전에 의하면 ‘갑질’이란 갑(甲)과 을(乙)의 관계에서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단어로 권력이나 권리관계, 다시 말해 상대적 우위에 있는 ‘갑’이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영어로 표현하면 “boss (someone) around”, 즉 우두머리처럼 누구한데 이래라저래라 명령한다는 뜻입니다.  사실 비행기를 타면서 메뉴에 왜 죽이 없냐는 불평부터 밥이 설익고 라면도 설익었다고 짜증부리며 가지고 있던 책으로 승무원을 때린 ‘라면상무’나 얼마 전 큰 이슈가 되었던 항공기불법 회항사건은 많은 여론과 국민들의 질타를 받고 일단락되었지만, 이러한 갑질의 행동은 비단 불신자 세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나 그리스도인 세계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자신보다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갑질을 해본 사람들이 절반 이상이 넘는다는 현실을 생각해 본다면 갑의 행포란 어느 곳에서도 있습니다.  문제는 기독교 안에서의 갑질의 행동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한 가지만 예를 들어 그리스도인으로서 평생을 배워도 다 알 수 없는 성경말씀을 조금 안다고 ‘갑질’(?)하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 많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좋지 못한 공통점은 신학/교단/교파 정신에 매여 있어(세뇌당한 표현이 더 좋을지 모르겠지만) 목적을 읽어버린 채 ‘종교재판’(宗敎裁判)/‘이단 심문’(Inquisition)을 하듯이 자신의 신학과 신앙에 맞지 않으면 신랄하게 비판하고 정죄합니다.  얼마 전 어떤 인터넷 신문에서 자칭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자부하는 어떤 목사가 무슨 계기가 생겨 상대방 목사에게 전화와 이메일로 신원조회를 하듯 무례하게 물어보면서 거의 공갈과 협박을 하는 글을 읽어보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제는 전과는 달리 전화나 이메일 그리고 SNS에서 주고받는 모든 것들이 기록으로 남는 세상이고 심지어 IP주소를 통해 어디서 접속을 했는지 훤히 아는데 목회자라는 사람이 다른 목사에게 으름장을 놓으면서 말하는 것을 볼 때 그 사람의 인격에 대해 의심이 들지만 사실 이런 사람 때문에 목사라는 직분이 믿음이 약한 사람 특히 불신자들로 하여금 경멸의 대상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그가 왜 불신자보다 못한 이러한 행동을 하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교단신학에 철저하게 얽매여 좁은 시각으로 자신만이 가진 신앙이 성경에 가장 근접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을 향해 돈키호테처럼 비판의 칼을 가지고 휘둘러 되는 것입니다.  만약 이들이 올바른 신앙을 가지고 있다면 이단들과 싸우면 되는데 문제는 영성이 있는 목회자들까지도 이단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렇게 교조주의적인 태도나 편협한 신앙관을 가진 사람도 문제이지만 어떤 사람 중에는 신학을 정식으로 하지 않는 사람이 이단을 연구하거나 세미나 강사 노릇을 하면서 어떤 교회나 목회자를 놓고 재판장의 입장에서 서서 비판하고 정죄하고 있는데 마치 종교시대 때 마녀사냥을 하듯 이들이 덕스럽지 못한 행동, 조금 원색적으로 표현한다면 정신병 수준의 ‘사이코패스’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신학을 한 사람은 자신이 배운 신학과 맞지 않기 때문일 것이고 신학을 하지 않은 사람은 자신이 배워온 관점만이 가장 성경적이고 올바른 해석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성경해석 능력이나 성경에 대한 자신의 특별한 지식과 신학적 체계를 믿고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는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 허접하고 균형 잡히지 않은 반쪽짜리 성경지식을 가지고 상대방을 향해 서슴없이 비판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오만하고 편협한 생각 그리고 신학적 편견 때문에 오늘날 그리스도인들 누구에게나 부어지는 성령의 놀라운 은혜와 능력을 체험하지 못하는 것이고(행 2:16-18), 이들의 독선적인 주장으로 인해 가는 곳마다 교리로 인한 싸움과 논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약 3:13-16), 예수님의 말씀처럼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는데(마 7:20), Jonathan Edwards의 말을 인용한다면 바리새인처럼 트집 잡기를 좋아하고(눅 11:54), 비판의 영을 가진 완악한 불신앙의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갑질 횡포’는 교회 역사에서도 나오는데 제네바 시의회에서 Calvin에게 직위(성경학 교수)를 부여했을 때 그는 이 직책을 수행하기 위해 영적기준에 미흡한 자들에게 보다 엄한 치리를 시행할 것과 심지어 교회에서의 출교와 성만찬 참여금지 조치까지 불사하였는데, 아마 Calvin이 개혁운동을 전개하면서 겪었던 대표적인 논쟁은 아가서가 외설스럽기 때문에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던 Sebastian. Castellio와 예정설을 놓고 논쟁을 벌인 Jerome H. Bolsec, 그리고 가장 곤욕스러웠던 것은 의사출신이며 『기독교강요』에 대한 답변으로 『기독교 원상회복』을 쓴 Michael Servetus를 들 수 있는데 칼빈은 Servetus가 교리적으로 불순한 사상을 가졌다고 해서 화형을 해서 죽였습니다.  여기서 Calvin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가톨릭교회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였던 종교재판에 의한 사형 제도를 용인한 것인데 물론 프로테스탄트 교회를 지키려는 열심이 이를 용인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혁을 빌미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는 것입니다(마 5:21-22).  사실 Calvin에게 있어 좋은 것은 배워야 하겠지만 자신의 신앙관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가혹한 권징이나 사람을 죽이는 것은 분명 하나님이 원치 않는 것이며(롬 13:9-10), 무엇보다도 자신만이 습득한 관점에 대하여 독선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거나 하나님의 마음을 다 아는 것처럼 자신의 신학적 입장을 고수하고 다른 사람의 신앙에 대해 비판하거나 적대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은 영혼 살리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 죽이는 일에 앞장서는 것입니다.

'생각해 볼만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령의 바람  (0) 2015.08.01
가증스러운 신앙  (0) 2015.05.30
거짓목사인가 타락한 목사인가?  (0) 2015.01.17
주님의 음성을 듣는 사람  (2) 2014.12.06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0) 2014.05.03
Posted by 꿈꾸는 사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