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이 완성된 이후에도 현대교회에서 과연 예언이 필요한가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는데, 사실 이러한 질문에 해답을 주기 위해서 먼저 성서적인 희랍 어원에 있는 두 개의 중요한 어휘들의 의미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약성경 속에는 두 개의 희랍어가 영어 단어로는 ‘말씀’(word)으로 번역되어 있는데, 하나는 ‘로고스’이고(마 8:16), 다른 하나는 ‘레마’(마 4:4)입니다.  신학자들 가운데는 이 단어들을 가지고 동일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서로 다른 의미를 가졌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Bill Hamon 박사는 희랍어 학자들과 성서 신학자들 간에 이러한 단어들이 동의어인가 아닌가에 대해서 논의가 벌어졌으나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두 단어가 각자 다른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었다고 말하면서 ‘로고스’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 영원히 변하거나 폐하지 않는 진리의 말씀인(요 1:1, 14), 성경 전체를 의미하고(딤후 2:15), 반면에 ‘레마’를 사용할 때는 개별적으로 그 말씀을 적용할 수 있는(롬 10:17),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한 구체적인 말씀을 뜻한다고 주장합니다(엡 6:17).  즉 로고스(빌 2:16)는 우물 안에 물과 같고, 레마(엡 5:26)는 우물에서 길어낸 한 통에 담긴 물과 같기 때문에 W. E. Vine 박사가 말한 것처럼 로고스는 절대로 변하거나 폐하지 않지만(요 4:50), 레마는 항상 로고스에 의존하고 “말씀에서 나온 한 말씀”으로 성령께서 믿는 자들 속에 가져다주는 개별적 성경구절이라는 것입니다(행 11:15).


오늘날 “신약의 예언은 설교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어떠한 사람들은 “신약의 예언은 하나님의 말씀사역이다” 또는 “신약 선지자의 기능이 오늘날 설교와 근본적으로 유사하다”라고 말하기도 하며 더 나아가 “당시 성경이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언이 설교의 기능을 대신했다”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사도행전 15장에 나오는 구절인 ‘유다와 실라도 선지자라 여러 말로 형제를 권면하여 굳게 하여’라는 구절을 가지고(행 15:32), 초대교회 신자들에게 믿음을 장려하고 격려하는 말씀이 설교라고 강조합니다.  이 문제를 가지고 Robertson and Plummer“예언은 반드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능력으로 설교하는 것을 가리킨다.”라고 말하면서 고린도전서 14장 3, 24, 30절 말씀을 제시하는데, 한 마디로 신약의 예언은 설교와 같은 것이지 별도로 구별된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사도 바울이 가이사랴에 일곱 집사 중에 하나인 전도자 빌립의 집에 있을 때 유대로부터 한 선지자 아가보가 내려와서 바울의 띠를 가져다가 자기 수족을 잡아매고 말하기를 ‘성령이 말씀하시되 예루살렘에서 유대인들이 이같이 이 띠 임자를 결박하여 이방인의 손에 넘겨주리라 하거늘’이라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데(행 21:8-11), 이것도 설교가 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설교가 아니라 앞으로 당할 일을 예언한 것이고, 바울도 성령을 통해 자신이 결박과 환난을 당할 것을 이미 알았다는 것입니다(행 20:22-23).


이 신약의 예언이 설교가 아니라는 것을 주장하는 Dennis and Benett“설교는 미리 준비할 수 있고 영감 받은 지성과 훈련에 근거하지만 예언은 그 사람이 하나님이 주신 말씀을 직접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의 출처는 영이지 지성이 아니라.”라고 말하며, Michael Haper도 예언과 설교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먼저 우리는 이 예언이 설교가 아니라는 것을 성경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바울은 하나님께서 즉각적으로 마음에 떠오르게 하심으로 예언하는 사람이 자기의 말로 다른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것을 ‘계시’라고 말하는데(고전 14:30-31), 여기서 말하는 계시는 꼭 성경을 기록하거나 아니면 그 권위에 있어 성경과 동등한 말을 의미하지 않고 넓은 의미에서 하나님과의 교통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되었고(빌 3:15, 마 11:27), Wayne Grudem이 말한 것처럼 단지 하나님께서 마음에 주신 생각 혹은 사람이 하나님께로부터 왔음을 느낄 수 있는 방법으로 그 의식 속에 심어주신 생각을 가리켜 예언이라는 것입니다.  즉 그 생각은 한 개인의 평소의 생각과 전혀 다른 생각일 수도 있고 아니면 하나님께로부터 왔다는 확실한 느낌을 갖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안에 말하는 사람의 나름대로의 이해와 해석도 포함되어 있기에 판단과 분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고전 14:29), 바울은 이러한 느낌이나 본능을 ‘계시’라고 칭하고(엡 1:17), 하나님께서 촉구하신 것을 교회의 회중에게 보고하는 행위를 ‘예언’이라고 말합니다(고전 14:26).


그러므로 신약 성경의 모든 예언은 성령의 즉각적인 역사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행 11:28, 21:4, 10-11, 요 11:51), 만약 어떤 사람이 하나님으로부터 즉각적인 계시를 받지 않았다면 거기에는 예언이 없다고 보아야 하고, 반면에 예언과 달리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본문해석(설명)과 삶의 적용이 있다면 그것은 신약성서의 용어로 ‘성경의 가르침’ 혹은 ‘설교’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다시 Grudem의 말을 인용한다면 가르침이라고 불리는 인간의 행위나 교사가 하는 일 등에서 ‘가르치다’라는 동사가 묘사하는 어떤 활동도 신약에서는 계시에 근거해서 했다는 기록이 없고, 오히려 가르침이란 단지 성경에 대한 설명이나 적용(행 15:35, 11:26, 롬 2:21, 15:4), 또는 사도들의 교훈의 반복내지는 설명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에(롬 16:17, 딤후 2:2, 3:10), 우리는 이것을 ‘가르침/설교’라고 불러야 마땅하다는 것입니다.  환언하면 가르침은 성경에 근거하여 준비에 의한 것이고, 예언은 즉각적이고 자발적인 계시에 근거한 것이기에 가르침과 예언은 분명하게 구별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편적이고 범위가 한정되어 있는 신약의 예언(고전 13:9)은 권위에 있어 회중 설교보다 앞서지 않고, 더 나아가 교회에서의 회중 예언(고전 14:26)은 언제나 성경의 권위 있는 가르침 아래 있기 때문에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교회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칠 것을 명령하였고(딤전 4:11, 6:2), 데살로니가 교인들에게도 예언을 굳게 잡으라고 교훈하지 않고 자신이 가르친 진리의 말씀을 굳게 잡으라고 말했습니다(살후 2:15).


또한 디모데전서 5장17절에 나와 있는 말씀처럼 장로들 중에는 말씀과 가르침에 수고하는 자들이 있었지만 예언하는 장로에 대해서는 언급이 전혀 없었고, 또 이들이 예언하기를 잘하며 확실한 예언에 견고하게 선 자들이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고 바울은 장로들이 하나님의 말씀 가르치기를 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딤전 3:2, 딛 1:9).  그리고 디모데는 지도자로서 자기 자신과 가르침을 잘 살피라는 권면을 바울에게서 받았지만(딤전 4:16), 예언을 삼가라는 권면을 받은 적은 없었고, 더 나아가 야고보는 예언하는 자들보다는 가르치는 자들이 더 큰 심판을 받을 것을 경고했습니다(약 3:1).  쉽게 말하면 성경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일을 설교 혹은 가르침이라고 부를 수 있지만(골 3:16, 히 5:12), Dennis and Benett가 말한 것처럼 “예언은 영감 받은 설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예언과 설교, 이 둘은 명백하게 구분이 되어 있고, 만일 전하는 메시지가 본문에 대한 해석과 적용을 포함한 의식적인 사고의 결과라면 그것은 신약성경의 용어대로 하면 가르침이지만(행 19:8-10, 딤후 2:2), 만일 메시지가 하나님께서 갑자기 마음에 주신 어떤 것에 대한 보고라면 그것은 예언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눅 1:67).  물론 잘 준비된 설교에 전혀 계획에도 없었던 성령 하나님께서 갑작스럽게 마음속에 주시는 말씀이 있다면 그것은 “예언적 요소가 혼합된 설교/가르침”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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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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