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하나님은 전능하신 분이시라 인간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능력으로 인류 역사를 주관하고 다스린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그분은 인간의 도움이나 협력 없이 혼자의 힘으로도 무슨 일이든지 행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신 그 이후부터 자신의 거룩하신 뜻을 인간을 통해 이루시기를 원하시고 그 일을 통해 인간 창조의 목적대로 영광을 받으셨고 앞으로도 받으시기를 원하십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이시지만 사람과 협력하시되 그분의 거룩한 사역 수행에 동참케 하십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도덕적인 질문이 제기되는데 그것은 “하나님은 인간의 죄에 대하여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분은 인간의 범죄까지도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불신적인 질문은 고대로부터 계속 제기되어 왔고 때때로 우리들 자신도 심령 깊은 곳에서 의문을 갖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하나님은 죄악과는 절대 무관한 분이시고 인간의 범죄에 대한 그 어떤 책임도 없으십니다.  다만 악인이 그 사악한 마음으로 범죄 하여 파멸의 길로 나아가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 두실뿐입니다.

 

먼저 성경에서 하나님은 악한 일들이 일어나게 하신 원인을 제공하신 분이시라는 구절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고 또한 하나님께서 직접 악을 행하셨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으며 도덕적인 피조물의 의지적인 행동을 통하여 악한 행위가 일어나도록 하셨다고만 말씀하고 있습니다(사 66:3-4, 전 7:29).  성경에는 악으로 인해 죄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하나님을 비난한 적이 없으며(출 15:11, 사 5:16), 하나님은 악을 즐기시는 분이 아니시고(욥 34:10), 인간들이 범한 잘못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고 말한 적도 없습니다(겔 18:4, 롬 8:13).  다시 말해서 하나님과 악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든 간에 우리는 우리가 범하는 악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든지 혹은 하나님께서 악을 즐기시므로 하나님이 책임을 지셔야 한다는 식의 결론에 도달해서는 안 되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과 분명히 상반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신 32:4, 시 5:4).  사실 하나님께서 간접적으로 악한 일이 행해지도록 하셨다고 한 성경구절은 상당히 많이 있지만 이 모든 경우에 실제로 하나님께서 악을 행하신 것이 아니라 악을 행하기로 한 사람이나 마귀가 악을 행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을 성경의 요셉의 이야기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요셉의 형제들이 요셉을 시기하고 미워하고 죽이기를 원했고 결국 그를 구덩이에 집어넣고 마침내는 애굽에 노예로 팔아버리는(시 105:17), 악을 행했다고 말합니다(창 37장).  그러나 요셉은 하나님의 섭리를 알았기에 형들에게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이다’라고 말하면서(창 45:5),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만민의 생명을 구원하려 하셨나이다’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창 50:20).  우리는 여기서 죄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죄악된 인간이 행한 악행과 하나님의 목적이 이루어지도록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적인 인도하심의 조화를 볼 수 있는데 이 둘 모두 사실임을 성경은 증거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악을 행하시는 일이 없으시고 악에 대한 책임도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심지어 거룩하신 하나님이 악을 지으셨다고 말하는 이사야 45장7절의 말씀도 하나님이 친히 악을 행한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피조물들의 의지적인 선택을 통해 악이 행해지도록 예정하셨지만 구체적으로든 일반적으로든 하나님은 실제로 악을 행하시지 않습니다.

 

칼빈은 이 문제를 놓고 『기독교 강요』에서 지혜롭게 말합니다.  “다른 악행자들은 모두 하나님의 섭리의 도구들이며 주님께서는 스스로 결정하신 심판을 이루시도록 이들을 사용하신다. …하나님께서는 경건치 않은 자들의 행동을 사용하시고 그의 심판이 임하도록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면서도 모든 악으로부터 순결을 유지 하신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께서 자기 목적을 위해 악을 사용하시지만 악을 행하지도 않으시고 악에 대한 책임도 없다는 것입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악을 행하신다고 말하면 우리는 하나님이 선하시거나 의로우신 분이 아니시며 참 하나님이라고 말할 수 없고(욥 34:10), 반면에 하나님께서 그 목적을 이루시기 위해 악을 사용하지 않으신다고 말하면 하나님께서 의도하지 않으시고 그분의 통제 아래 있지 않은 악이 우주에 있어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것은 로마서의 말씀과 같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신다고 주장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롬 8:28).  쉽게 말한다면 하나님께서 의도하지도 않으시고 원하지도 않으셨는데 악이 이 세상에 들어왔다면 앞으로 그분이 원치 않고 의도하지 않은 악들이 이 세상에 점점 더 많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Posted by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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